자동차 최강국은 獨...그리고 '놀라운 반전'

  • 입력 2013.02.07 16:3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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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국에서만큼 자동차 최강국이 독일이라는데는 별 이의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독일 다음의 강국은 의외다.

마케팅인사이트가 소비자 6731명을 대상으로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산업경쟁력으로 평가한 결과, 놀랍게도 한국은 일본보다 더 쎈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그 다음이고 미국은 예상한대로 최약체였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 제조(5개), 산업경쟁력(3개), 향후 시장 전망(2개) 등 모두 10개 항목에서 각 문항과 가장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국가를 응답자들이 하나씩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독일은 10개 중 9개 문항에서 1위를 차지해 압도적인 차이로 한국을 따 돌렸다. 1위를 놓친 유일한 문항은 ‘싸고 좋은 차를 만드는 국가’였는데 1위는 50%의 지지를 받은 한국이었다.

독일은 ‘철강/전자 등 유관 산업이 골고루 발달한 국가’에서만 한국에 근소한 차이(33% vs. 31%)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 모두에서 현격한 차이로 2위를 앞섰다. 차를 잘 만들기는 하지만 싸고 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은 8개 문항 중 6개에서 독일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남은 2개 문항 중 하나(‘싸고 좋은 차를 만드는’)에서는 1위, 다른 하나(‘잔고장이 없는 차를 만드는’)에서는 3위였다. 전체적으로 독일 다음이라고 볼 수 있는 확실한 2위 국가였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물어본 8개 문항의 결과를 보면, 일본은 한국보다 ‘잔고장이 없는 차를 만드는 국가’에서만 앞섰을 뿐 나머지 문항에서는 모두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뒤졌다.

 

또한 한때 ‘한국 자동차업계가 경계해야 할 국가’로 가장 많이 꼽히던 일본은 그 비율이 크게 줄어 이제 일본(27%)보다는 독일(40%)을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봤다.

미국은 10개 중 2개 문항에서만 10% 이상 선택된 비율을 보여 일본에 비해서도 크게 취약했으며, 그밖에 프랑스-인도-중국-스웨덴-영국 등을 선택한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현재 독일과 일본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세계 최강국이며, 미국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오로지 독일만이 한국보다 위에 있고 일본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였고 미국은 안중에도 없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런 부풀려진 자신감은 오랫동안 우리는 잘났고 다른 나라는 형편없다는 편파적인 정보에 길들여진 탓도 있다.

사실 한국 밖 세계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무서운 속도로 난관을 극복하며 명실상부한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 소비자만은 이들을 한물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자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신뢰나 자신감은 값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근거가 부족한 착각에 불과한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혹시라도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이 그런 착각을 한다면 이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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