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노린 ‘코란도 투리스모’

  • 입력 2013.02.06 08: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리스모(Turismo)', 관광 또는 여행을 의미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로디우스의 후속으로 개발돼 5일 출시된 쌍용차의 다목적 레저용차(MLV Multi Leisure Vehicle)의 모델명이 '코란도 투리스모'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이 땅에 처음 소개되는 11인승 MLV, 한국형 디젤엔진, 벤츠의 E-Tronic 5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는 점에서 감히 GT카의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연간 1만대를 팔겠다고 선언했다. 유일한 경쟁 모델인 기아차 카니발이 작년 한 해 동안 3만대가 팔렸으니까 적어도 3분의1은 빼앗아 와야 가능한 목표다.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은 로디우스의 잔상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유니크함과 풍부한 볼륨, SUV의 역동성과 강인함이 가미된 이미지로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코란도 스포츠와 같은 버드 윙 타입의 바가 적용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 수평을 강조한 범퍼가 주는 안정감은 쌍용차의 설명에 크게 다름이 없다.

측면과 후면의 심플한 디자인은 큰 덩치 때문에 자칫 미련스럽게 보일 수 있는 외관 전체의 이미지를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로 보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낮은 전고(1815mm/1850)와 높은 벨트라인은 시각적으로 SUV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날렵하고 강인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장점이다.

하지만 로디우스의 잔상이 여전하다는 점은 아쉽다. 혹평을 받았던 D필라의 엉성하고 생뚱맞은 디자인은 마치 잘 닦은 도로의 끝에서 막다른 길을 만난 것처럼 아쉬움이 크다.

또 하나 덩치에 비해 빈약해 보이는 휠 사이즈(17인치)와 외부로 노출된 볼트도 거슬리는 부분이다.

 

뛰어난 실내 공간의 활용성, 승하차 편의성은 부족

인테리어는 대부분의 쌍용차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클러스터의 소재와 디자인이 좋게 말하면 소박하다.

반면 고휘도 화이트 LED를 백라이트로 활용한 슈퍼비전의 시인성과 정면에 배치된 트립 컴퓨터의 비주얼은 꽤 세련됐고 유용하다.

센터페시아에서 감춰져 있다가 필요할 때 노출이 되는 컵 홀더와 1열 도어 등에 넉넉하게 배치된 수납공간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휠베이스가 3000mm에 달하지만 총 4열 시트에 12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은 1열을 제외하고 다소 비좁은 편이다.

특히 뒷문을 열고 3열에 탑승할 때 조금이라도 덩치가 큰 탑승자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타고 내리는 공간에 여유가 없다.

반면 활용성은 높은 편이다. 플랫과 폴딩, 더블 폴딩 등을 통해 간이 식탁이나 회의탁자로도 사용이 가능한 시트베리에이션과 최대 3240리터의 적재 공간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에 적용된 스윙도어가 카니발이나 수입 미니밴이 대부분 채택한 슬라이딩 도어보다 더 안전하고 유용하다고 했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주장이다.

스티어링 휠에 열선을 적용했고 온열과 냉열이 나오는 에어벤트는 개방을 하거나 닫았을 때 모두 깔끔한 마무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안정적인 퍼포먼스에 무난한 핸들링

시승차인 코란도 투리스모 RT 4WD(자동변속기)에는 한국형 디젤엔진으로 잘 알려진 e-XDi200 LET 엔진과 벤츠 E-Tronic 5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155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36.7kg.m(1500~2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경쟁모델인 그랜드 카니발(2.2)보다 배기량을 포함한 성능 수치에서는 분명한 열세다.

그러나 시동을 걸고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코란도 투리스모가 보여준 성능은 기대한 이상이었다.

고속 능력은 차종의 특성상 아쉬움이 남지만 라이드 및 핸들링은 큰 차체에도 매우 안정적으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행상태와 운전자의 주행의지까지 감지해 최적의 변속시점을 찾아내는 벤츠 E-Tronic 변속기의 안정적인 퍼포먼스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더블위시본(전륜), 독립현가 멀티링크(후륜)의 서스펜션을 적용해 부드러운 주행감도 뛰어나고 실내의 정숙감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전날 내린 눈이 수북하게 제법 쌓여있는 도로에서 전자식 4륜 시스템이 주는 박력 있는 주행 능력도 믿음직스러웠다.

코란도 투리스모에는 이 밖에도 ESP(차량자세제어장치)와 차량전복장치(ARP), 브레이크 보조 장치(BAS) 등의 첨단 안전장치가 적용됐다.

가격은 LT(Luxury Touring) 2480만원~2854만원, GT(Grand Touring) 2948만원~3118만원, RT(Royal Touring) 3394만원~3564만원(각각 2WD~4WD)이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춘 마케팅 주력

쌍용차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1만대 판매는 쉽게 볼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의 시장 지배력이 만만치가 않고 따라서 새로운 수요를 어떻게 이끌어 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적으로 세단이 강세를 보였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SUV와 해치백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쌍용차는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코란도 투리스모를 최적의 '레저용 차'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국산 SUV의 대표적 브랜드 코란도와 투리스모가 결합, 세단과 SUV 그리고 미니밴의 장점을 모두 살린 코란도 투리스모가 쌍용차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