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자동차 본 고장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가 연간 판매 대수 1위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전기차가 특정 시장에서 내연 기관을 포함한 전체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 Dataforce)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는 지난해 25만 4822대를 팔아 23만 5893대를 기록한 다치아 해치백 산데로(Dacia Sandero)를 제치고 유럽 베스트셀링 1위에 올랐다. 3위는 20만 6438대를 기록한 폭스바겐 T-Roc이다.
순수 전기 크로스오버 모델 Y는 EU(유럽연합), 비 EU 국가를 포함한 EFTA에서 내연기관 경쟁차인 다치아 산데로를 큰 차이로 따 돌렸다. 모델 Y는 전체 판매뿐 아니라 내연기관을 포함한 동급 크로스오버 경쟁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모델 Y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비 내연기관, 비 유럽 제조사, 프리미엄 브랜드 최초의 베스트셀링 1위에 오르는 기록을 갖게 됐다. 모델 Y는 또 유럽 베스트셀링 상위 20위 목록에 포함된 유일한 순수 전기차가 됐다.
모델 Y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는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현대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시작한 독일이다. 독일 순수 전기차 경쟁에서도 1위를 차지한 모델 Y는 약 4만 5800대를 팔아 유럽 전체 판매량의 18%를 점유했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에 조립 공장을 갖고 있다.
테슬라 모델 Y가 유럽에서 베스트셀링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 효과와 각국 정부의 풍부한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독일에서 4.2~9%, 덴마크 최대 11%, 노르웨이 5.6~7.1%까지 모델 Y의 가격을 인하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전기차 지원 축소와 경기 불안, 전쟁 장기화와 확전 우려 등으로 테슬라의 올해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모델 Y는 지난해 월간 판매 순위에서도 12개월 중 7개월을 판매 1위에 올랐다. 다치아는 4개월, 나머지 1개월은 폭스바겐 T-Roc이 베스트셀링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르노 클리오가 연간 20만 2942대로 4위, 푸조 208이 19만 4376대로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