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겨울이 무서운 전기차 "잘 달래고 배터리 80% 유지해 추위 극복"

  • 입력 2023.12.11 08:56
  • 수정 2023.12.11 08:59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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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김아롱 칼럼니스트] 겨울철이 되면 전기차 운전자들은 부쩍 짧아지는 주행거리와 내연기관차보다 떨어지는 난방효율로 겨울철 전기차 운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운전자의 경우 겨울철 배터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배터리의 성능저하가 주행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처럼 엔진 열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내 난방을 위해 히터를 사용할 경우 전력소모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겨울철 히터를 오래 켜 두면 주행거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빙(Bing) 이미지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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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성능, 추위에 얼마나 저하될까?=전기차가 겨울철 내연기관차보다 주행성능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적절한 계획과 관리요령만 알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겨울철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선 겨울철에 전기차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배터리와 주행조건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외부기온이 배터리의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대부분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가 빨리 방전된다고 알고 있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배터리의 방전속도보다는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내연기관차용 배터리의 경우 상온(20℃ 기준)에서 성능이 100%라고 가정할 경우 기온이 0℃로 떨어지면 배터리의 성능은 66%로 감소합니다. 또한 –22℃일 경우 완전 충전된 배터리 성능의 44% 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겨울철 배터리 성능저하는 전기차도 마찬가지인데요. 환경부가 국내에서 시판중인 전기차의 상온(20~30℃)과 저온(-7℃)에서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조사한 결과, 일부 차종의 제외하고 대부분의 차들이 겨울철 주행거리가 상온일 때보다 20% 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자체 실험결과에서도 겨울철 배터리 성능저하로 평소보다 주행거리가 20~30%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요. 이때문에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용량을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터리의 충전량은 장시간 주차 시 적어도 80% 이상 유지하는 것이 최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겨울철 전기차 충전 요령은=전기차는 차량의 전원이 연결되어 있는 동안 전기차 배터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 온도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오랫동안 주차를 해 놓았을 때도 시동 후 곧바로 배터리가 정상작동할 수 있도록 일정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지요.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외부온도가 낮을 경우 냉각수를 가열시켜 고전압배터리 온도를 올림으로써 충전효율을 높여줍니다.

겨울철 배터리의 성능저하는 전기차의 충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파가 지속될 경우 급속충전기의 충전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대부분의 급속충전기들은 지하보다는 외부에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요.

국내 한 자동차회사가 선보인 800V의 초급속충전기의 경우 상온(25℃)에서 배터리용량을 80%까지 충전하는데 최대 18분이 걸리지만 저온(-7℃)에서는 약 50분 이상 걸려 평상시보다 겨울철 충전시간이 약 3배가량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추운 새벽은 물론 한파가 몰아치는 한 낮에는 외부 주차장에서의 충전을 자제하고 날씨가 풀린 따뜻한 날 오후에 충전하는 것이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인 회생제동을 자주 사용하는 것도 배터리의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추위에 약한 전기차 특화 사양=회생제동이란 잘 아시는 것처럼 전기차가 주행중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때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버려졌던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고전압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것입니다. 전기차의 회생제동은 ‘제동(Break)’이라는 단어 때문에 실제 유압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제동장치가 아니라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전기차는 전기모터와 발전기를 각각 따로 두지않고 하나의 전기모터로 전기 구동모터와 발전기 역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모터-제너레이터(Motor-Generator)’라고 부르는데요. 전기구동모터의 공급전원을 차단하고 바퀴구동력(운동에너지)으로 전기구동모터를 회전시키면 모터의 회전을 방해하려는 힘(역기전력)과 함께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전기차는 이러한 회생제동을 이용해 주행중 감속하거나 타력주행 할 때의 구동력으로 모터-제너레이터를 작동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기전력(저항)이 발생해 내연기관의 엔진브레이크와 같은 감속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배터리충전과 제동력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겨울철에는 이러한 회생제동 기능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함으로써 주행거리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난방장치 대신 겨울철과 같이 추운 날씨 때 난방을 위해 난방장치 대신 냉방장치를 사용합니다. 히트펌프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에어컨의 작동원리와 반대로 에어컨 컴프레서를 구동시켜 압축된 뜨거운 열을 실외(라디에이터)가 아닌 실내에 방출하고 증발 잠열을 차량 외부로 보냅니다. 즉 에어컨 냉매의 순환경로를 변경해 고온, 고압의 냉매를 내연기관차의 엔진 열처럼 열원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대부분 히트펌프를 적용하고 있지만 일부 전기차의 경우 히트펌프 대신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히터라는 전기난로를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PTC 히터는 고전압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므로 히트펌프 적용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소모가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난방효율도 히트펌프 대비 1/3 정도 낮습니다.

이러한 히트펌프와 PTC 히터는 전기적 부하가 클뿐 아니라 고전압배터리 전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기차의 경우 겨울철 많은 배터리 에너지를 소모하는 히터사용을 최소화하고 대신 열선시트나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을 사용해 차량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하면서도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유지를 위해 가급적 불편하시더라도 두꺼운 옷을 입고 운전하는 것도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겠지요.

추위에 약한 전기차 '잘 달래야'=겨울철 전기차를 가급적 추운 외부보다는 비교적 따뜻한 실내 주차장에 주차해 배터리의 온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배터리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차량의 실내난방이나 냉방을 정해진 시간에 미리 작동시켜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출발 전에 미리 히터를 작동시켜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배터리를 절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 공기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타이어 공기압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 주행안정성을 떨어트릴 뿐 아니라 전기차의 주행거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의 경우 전기차 전용 윈터타이어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주행거리가 평소 때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짧은 주행거리를 자주 운전하는 것을 자제하고 가급적 여러 목적지를 한번에 방문하는 등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출발 전에 미리 운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예상 충전시간 및 남은 주행거리 등과 같은 주행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효율적인 이동동선을 확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급가속과 급제동은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떨어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떨어트리게 됩니다. 특히나 노면이 미끄러운 겨울철에는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지요. 따라서 겨울철에는 더욱 더 급가속과 급제동을 하지 않고 부드럽게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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