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인간은 거들 뿐" 컴퓨터 못지않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 입력 2023.08.14 08:02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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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립된 폭스바겐그룹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 카리아드(Cariad) SDV 개념도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자동차는 전통적인 기계장치에서 전기-전자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를 의미합니다.

자동차는 전통적으로 기계장치들이 주를 이뤄왔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성능과 편의 및 안전기능은 물론 차량의 감성품질과 브랜드의 차별성까지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건데요. 전기-전장시스템 발달로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제어하기 위한 독립적인 연산장치(ECU, Electronic Control Unit)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 차량의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됨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기술이 일반화됨에 따라 시스템이 처리해야할 데이터의 양도 많아졌을 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짐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자동차의 다양한 기능과 시스템을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관리함으로써 더욱 유연하고 최신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점도 SDV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SDV는 수 십여개 이상의 ECU가 각각의 기계 및 전기/전장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몇 개의 ECU가 다양한 자동차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중앙집중형 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차그룹 플랫폼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OS
현대차그룹 플랫폼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OS

또한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나 보안패치 업데이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 무선업데이트(OTA)와 달리 시스템의 버그수정은 물론 시스템의 기능개선,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이 가능한 FOTA(Firmware Over The Air)가 적용됩니다.

FOTA는 브레이크 기능부터 주행거리 설정, 운전자보조기능 개선 및 추가적용 등 폭넓은 업데이트가 가능할 뿐 아니라 차량의 하드웨어까지 설정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구독서비스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SDV는 한꺼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할 뿐 아리나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성능의 차량용 컴퓨터(HPC, High-Performance Computer)와 시스템을 제어하고 관리하기 위한 운영시스템(OS, Operating Sustem)을 갖춰야 합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경우 레이더, 카메라, 리다이더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차량 주변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 및 분석해 주행환경에 최적화된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 처리와 실시간 의사결정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고성능 컴퓨터는 이러한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운전중 충돌사고나 응급 상황에서 브레이크가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제어하거나 음악, 미디어,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원활하게 제어하고 관리함은 물론, 무선업데이트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고성능 컴퓨터를 필요로 합니다.

컴퓨팅 성능의 차량용 컴퓨터를 위한 콘티넨탈 ‘플러그 앤 플레이’ 솔루션 
컴퓨팅 성능의 차량용 컴퓨터를 위한 콘티넨탈 ‘플러그 앤 플레이’ 솔루션 

고성능 컴퓨터는 자동차가 사물 인터넷(IoT)을 통해 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거나 차량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보안 기능을 통합하고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SDV는 고성능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전기-전자 아키텍처뿐만 아니라 차량의 주행성능과 편의 및 안전기능 차량에 탑재된 다양한 기계 및 전기/전장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제어 및 최적화할 수 있는 OS가 필수적인데요.

사실 SDV가 등장하기 전부터 자동차에는 많은 OS가 시용되어 왔습니다. 기존 자동차 OS는 엔진이나 차체제어, AVN(Audio, Video, Navigation)과 같은 하드웨어 시스템을 제어하는 Window CE, Linux, QNX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의미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각각의 시스템 OS를 수정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시스템간의 호환성이나 해결방식이 달라 업데이트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차량내의 다양한 시스템을 관리하고 통합하기 위한 자동차 OS가 등장했는데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비롯해 아우디 MMI, BMW iDrive, 메르세데스-벤츠 MBUX, 포드 SYNC, 폭스바겐 MIB, 볼보 Sensus, 현대차의 ccOS 등이 대표적인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통합 OS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DV가 본격화됨에 따라 구글이나 애플 및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들도 독자적인 차량용 OS 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MBOS, 폭스바겐 CARIAD, 도요타 Arene OS 등이 자동차 제조사들이 직접 개발하는 전용 O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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