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탈주극' 카를로스 곤 전 회장, 닛산 상대 1조 4000억원 소송

  • 입력 2023.06.21 07:48
  • 수정 2023.06.21 07: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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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상자에 숨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달아난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사진) 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닛산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달, 레바논 법원에 닛산과 이 회사의 주요 임원 등을 상대로 총 10억 8800만 달러(1조 4000억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닛산과 2개의 관계사 그리고 관계자 12명을 상대로 제기됐다. 곤 전 회장은 이들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했으며 물적 증거를 인멸하고 조작했다"라며 "그들이 나에게 한 일에 비하면 작은 보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제기한 근거 없는 의혹들이 평생 나를 괴롭힐 것이며 그로 인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긴 싸움이 되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에 경제적 손실(5억 8800만 달러)과 징벌적 손해 배상금(5억 달러)을 각각 요구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과 달리 르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보수를 축소해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일본 검찰에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에 닛산의 임직원들이 개입했다고 믿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일본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모두 닛산의 최고 경영진과 관리들이 꾸민 음모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소송의 핵심은 닛산"이라며 르노를 상대로 한 확전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곤 전 회장의 제기한 소송에 대해 레바논 검찰은 오는 9월 첫 공판을 열 예정이다. 그는 2019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자신이 연금 생활을 하던 주택에서 대형 악기상자에 몸을 숨기고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으로 영화 같은 탈주극을 벌였다.

이후 잠잠했던 그가 닛산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세기의 탈주극에 이은 세기의 소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닛산은 그러나 이와 관련한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의 올해 나이는 69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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