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아이폰에서 전기차 위탁생산 승부수...단숨에 車 산업 전면에 등장

  • 입력 2022.11.01 09:0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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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등 전자제품 위탁 생산 분야 세계 1위 기업 대만 폭스콘(Foxconn)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면으로 등장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기차 위탁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폭스콘은 지난 2020년 유롱 그룹(Yulon Group)과 합자해 폭스트론(Foxtron)을 설립하고 지난해 SUV, 세단, 버스 프로토타입을 공개한데 이어 지난 10월 2개 모델을 추가 공개하며 전 차종 생산 역량을 과시했다.

유롱 그룹은 닛산 차량의 위탁 생산을 맡아 왔던 기업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에 따르면 폭스트론은 자체 브랜드가 아닌 위탁 생산에 주력한다. 마그나(Magna)와 발멧(Valmet) 등 세계적인 차량 위탁 생산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마그나는 BMW와 재규어, 벤츠, 인피니티 등의 주력 차종 위탁 생산으로 유명한 세계적 기업이다.

KATECH은 "폭스콘이 미국의 완성차 생산 시설을 인수하고 대만에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착공하는 등 전기차 위탁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라며 "최근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생산 시설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폭스콘 자회자 폭스트론은 생산 시설 확보를 통해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어떤 형태의 차량 생산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범용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고 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KATECH은 폭스콘이 대량 생산 및 품질관리, 전기차에 필수적인 광물과 소재의 글로벌 소싱 노하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 완성차가 특히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과 소재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폭스콘이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KATECH은 폭스콘이 오는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 5% 점유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블롬버그 NEF가 추정한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 2100만 대 가운데 105만 대를 생산해야 하지만 규모의 경제에 따른 제조 원가의 우위를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기존 글로벌 완성차 대부분이 같은 시기 100만 대 이상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ATECH은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완성차 시장에 도전하면 폭스콘의 생산 능력을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이들 기업이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자금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폭스트론과 같은 위탁 생산 업체와 협력할 경우 단숨에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는 애플과 같은 기업들이 제품 설계와 소프트웨어 등에 있어 폐쇄적 문화를 갖고 있는 만큼 폭스콘이 주도권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의 행보와 관련해 "레거시 완성차가 기존 시설을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하고 추가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폭스콘의 위탁 생산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제한적 이용에 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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