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초의 독자 모델 '토그 전기 SUV' 생산 시작, 꿈도 못꿀 가격에 정치적 해석 난무

  • 입력 2022.10.31 09:10
  • 수정 2022.10.31 09:15
  • 기자명 정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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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튀르키예(Türkiye)' 순수 전기 SUV 토그(TOGG)가 지난 29일(현지 시각) 생산을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터키의 현지 발음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건국 99주년에 맞춰 터키 최초의 독자 모델이 탄생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의 독립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토그는 지난 2018년 자동차 산업의 독립을 위해 터키의 대기업과 금융기업 등이 합작한 완성차 브랜드로 첫 모델인 전기 SUV는 주요 부품의 51%를 자국산으로 대체했다. 첫 모델인 토그 SUV는 피닌파리나가 외관 디자인을 맡았고 전기차 전용 모듈 플랫폼은 자체 개발했다.

토그는 이스탄불 인근에 있는 공장에서 연간 최대 1만 8000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5년 이내에 15만 대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터키에서는 연간 150만 대 규모의 외국계 완성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내수는 2020년 기준 약 80만 대 정도다. 내수 대부분은 수입차와 현지 생산 외국계 브랜드로 채워졌다.

그러나 토그가 터키의 자동차 산업 독립의 시작이 될지는 미지수다. 약 5만 유로(약 7000만 원)에 달하는 토크 SUV의 가격이 터키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키 1인당 국민 소득은 2020년 기준 8435달러(약 1200만 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토크 SUV 가격이 절반 수준이면 몰라도 보조금도 없는 전기차를 구매할 터키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터키 전역에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터키의 전기차 보급대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6700여 대, 충전기는 2900여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토그 전기 SUV를 두고 터키에서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이 정치적 성과를 과시하고 2023년 있을 대선 승리를 위해 '터키산 전기차' 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건국일에 맞춰 생산을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2035년 내연기관 판매 중단, 2030년 전기차 비중을 35%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터키 정부의 장기 전략에 맞춰 볼때, 일정한 수요는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토그 전기 SUV는 전륜과 후륜에 모터를 장착, 합산 406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하다. 토그는 SUV에 이어 세단 모델의 생산을 곧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5개 이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생산 시작과 함께 본격 판매는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으며 자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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