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들러 아우디 회장, K9 뜯어 보고 '버럭?'

  • 입력 2012.09.27 14: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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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와 포르쉐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국내 법인인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를 통해 기아차 K9을 구입해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모 매체의 보도 내용을 확인한 결과 폭스바겐은 국내 법인을 통해 지난 달, 기아차 K9 한 대를 구입, 수출 사유로 등록을 말소하고 독일 본사로 가져갔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주요 경쟁사 업체의 신차를 구입해 차량을 살펴보고 검토하는 일은 업계에서는 매우 통상적인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파리모터쇼에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회장이 계측기기까지 들고 현대차 i30를 꼼꼼하게 살펴본 후 담당 직원들을 질타한 전력과 맞물려 묘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에는 i30가 폭스바겐의 주력 차종인 골프와 경쟁한다는 점을 의식했겠지만 이번에 K9을 전격 공수해 간 것은 그룹 내 아우디 브랜드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2위 기업인 폭스바겐 그룹이 해외 시장에 수출도 하지 않은 K9을 서둘러 공수해갔다는 점에서 유럽 및 북미 시장 투입전 제품을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그만큼 절실해진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K9이 국산차 가운데 생소한 세그먼트에 속해 있고 각종 언론 등을 통해 아우디는 물론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과 비교되고 있다는 점도 K9을 서둘러 공수해간 이유로 보인다.

최근 영국의 유명 매체인 텔레스래프는 "K9(수출명 쿠오리스 Quoris)은 재규어 Xj, BMW7 시리즈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을 하고 "매력적인 기능을 갖추고도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을 했다.

또한 아우토빌트 등 유럽 유력 매체들도 K9의 상품성에 대한 호평을 한 바 있어 폭스바겐이 아우디 브랜드의 시장 수성을 노리고 선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수를 해 갔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AG 회장이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회장에 이어 또 다시 국산차의 상품성 개선에 놀라 다시 한번 직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얘가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이 지난 2월 경차 레이에 이어 K9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기아차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2위의 거대 기업이 기아차의 제품을 분석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높아진 브랜드의 위상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도 "불과 5~6년 전만 해도 현대차나 기아차는 폭스바겐이 의식할 수준의 메이커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접 몰아본 임원들이 K9의 정숙성과 승차감에 매우 놀라는 분위기였다"며 "경쟁사의 제품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은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 대부분에서 이뤄지고 있는 통상적인 활동인 만큼 K9 역시 그런 맥락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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