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르노, 러시아 아브토바즈 지분 양도 검토...현대차 고민 깊어질 듯

  • 입력 2022.03.31 08:58
  • 수정 2022.03.31 09: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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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않았던 프랑스 르노가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르노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비판하며 대부분 완성차가 공장 가동과 사업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철수하는 등 제재에 참여했지만 최근까지 공장 가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르노가 러시아에서 철수하길 거부하고 잔혹한 침략전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전 세계가 르노 보이콧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오자 지난 23일 모스크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가 러시아 시장에서 지분까지 포기하는 완전한 철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르노가 아브토바즈 지분을 러시아 기업에 양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르노는 러시아 모스크바 공장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1위 업체인 아부토바즈 지분 68%를 보유한 실질적인 소유주다.

아부토바즈는 러시아 최대 완성차 업체다. 르노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를 차지한다. 르노가 막대한 경영적 손실이 뻔한데도 지분까지 포기하며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검토한 것은 국제사회 비난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러시아에 대한 서방 세계  경제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정상적인 생산을 이어가기가 어렵게 됐다는 것도 지분 양도를 고민하게 만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르노가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이 르노 부산 공장으로 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러시아 모스크바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르노 뉴 아르카나(한국명 XM3)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르노마저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현대차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신차 시장은 라다(Lada)와 현대차 그룹 그리고 르노가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 기준 연간 16만 7000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이 22.3%를 차지한다. 기아 단일 브랜드는 라다에 이어 2위, 현대차는 3위를 기록했다. 연간 40만 대를 바라보고 있는 러시아 시장이지만 최대 경쟁사인 르노가 완전한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현대차 고민을 더 깊게 만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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