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타고 오면 골프 못 칩니다, 일본산 자동차 출입금지 한 골프장

  • 입력 2021.11.02 14: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과 같이 2022년 1월 1일부터는 아네스빌 골프장에 일제산 모든 차량의 출입을 금지하고자 합니다." 

전북 김제에 있는 한 골프장이 2022년 1월 1일부터 일본산 차량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공지했다. 지난 1일 전북 아네스빌 골프장은 이 공지를 통해 도요타,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미쓰비시, 마쓰다. 마쓰시다, 스바루, 이스즈 등 일제산 모든 차량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일본 브랜드 차량을 몰고 오면 골프장 출입은 물론 골프를 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골프백을 내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아네스빌 CC 측은 "일제의 핍박속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자유를 물려주신 조상들의 공로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국민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개인기업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2005년 개장한 아네스빌 CC는 대중 골프장으로 9홀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일본산 불매 운동이 한참일 때 일본 브랜드 차량에 대한 주차나 출입을 막는 일이 있었지만 최근 공식적으로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인터넷에는 일본산 차량 출입을 금지한 골프장 조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 기업이 애국심에서 할 수 있는 일이고 따라서 간섭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과 노이즈 마케팅, 도를 넘는 국뽕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골프 관련 용품 상당수가 일제 제품이고 이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전동 카트도 일본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독 자동차 출입만 금지하는 목적을 의심하는 의견도 나온다. 골프장 측은 현재 사용하는 일본산 카트 상표를 모두 떼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국가 제품 사용자 출입을 제한 하는 것이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중골프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예약 순서에 따라 이용할 수 있고 예약자가 없으면 도착한 순서에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차를 탄다고 골프장 출입을 금지하는 일이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골프장 측은 공지 내용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특정 골프장이 일본산 차량 출입을 금지한 것이 이슈화하면서 대상차량으로 지목된 브랜드들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한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골프장 출입 금지에 관심은 없지만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가라앉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주목을 받는 일이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편 골프장 출입금지 대상차량 목록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내 사업을 접은 닛산은 제외돼 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