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SUV를 사? 전기차라면 모를까...친환경차 폭증 신차 4대 중 1대

  • 입력 2021.11.02 10:10
  • 수정 2021.11.02 10:4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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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0월 국내 신차 총판매량은 10만 6424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5% 급감했다. 지난 9월 13.5% 감소한 9만 2343대에 이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자동차 업계는 추석 명절 이후부터 차기 연도 설 명절 직전까지를 비수기로 보지만 2개월 연속 내수 판매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위기감이 고조하고 있다.

잘 버텨준 수출도 위태롭다. 10월 해외 판매 및 수출 대수는 총 44만 1738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4% 급감했다. 국내와 해외 실적이 동반 하락하면서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더해졌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공장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수 십만 대 차량이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국내 완성차 판매 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현대차 그랜저 '왕의 귀환'과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 그랜저는 10월 한 달 9448대를 팔아 7월부터 자리를 내줬던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4개월 만에 탈환했다. 현대차는 "인기 차종 출고 적체가 매우 심각하다. 특히 그랜저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고객 원성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 비중을 높였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반도체를 어느 차종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느냐에 따라 베스트셀링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비인기 모델도 반도체를 몰아 주면 순위 진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업계는 연말 종료 시한을 앞둔 개별소비세 혜택이 적기 출고 차질로 받지 못하는 고객을 어떻게 구제해야 할지를 두고 하는 고민이다.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개소세 연장 얘기에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차종과 연료별 희비가 크게 갈린 것도 최근 변화다. 10월 세단과 RV는 각각 4만 694대, 5만 2337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대비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세단은 19.5%, RV는 17.7%나 줄었다. 반면 친환경차는 2만 6583대로 지난해 10월 기록한 1만 5764대보다 68.6% 급증했다. 10월 총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5%나 된다.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4대 가운데 한 대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였다는 얘기다. 친환경차 시장을 순수 전기차가 주도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순수 전기차는 월간 판매량 기준 사상 처음 1만 대를 돌파했다. 총판매량은 1만 412대로 지난해 같은 달 기록한 3331대보다 213% 급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4691대를 기록해 전 차종 판매 순위 7위에 올랐다. 순수 전기차가 국내 베스트셀링카 톱10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EV6 판매량도 10월 2762대에서 11월 3000대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기아 관계자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그리고 EV6에 생산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 사태가 정점을 찍고 있는 데다, 이 정점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생산 차질과 출고 적체, 공급과 재고 부족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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