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에 해고자 복직 요청한 정부 "쌍용차 책임질 이유가 있다"
마힌드라에 해고자 복직 요청한 정부 "쌍용차 책임질 이유가 있다"
  • 김필수 교수
  • 승인 2021.02.14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자동차 산업이 올해 해결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쌍용차다. 해결 여부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주요 협력사 350여  곳, 수많은 하청기업, 종사자와 그 가족 등 수십 만 명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쌍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와 관련 애프터마켓 시장까지 영향을 준다. 자동차 산업이 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 지대하다.

국내 마이너 3사인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쌍용차는 작년 후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현재 자율조정 기간 3개월이 모두 끝나가고 있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려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지난 반년 이상을 협상을 벌여 온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가 협의를 포기하면서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모든 것을 포기한 쌍용차 모기업 마힌드라를 제외하고 협력사와 HAAH는 물론 산업은행 등이 어렵게 마련한 P플랜(사전 회생계획)이 어렵게 되면서 자포자기 상황에 부닥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모기업 마힌드라가 보여주고 있는 무책임한 자세지만 쌍용차도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등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회생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 미래가 너무 뚜렷하게 보인다. 현시점에서 최상 시나리오는 약 5000억 원 정도 긴급 회생 자금을 마련하고 약 1조 원에 이르는 채권 동결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급하지만 이마저도 생존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쌍용차에 사형 선고를 내리기도 한다. 미래가 결정지어진 상태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수명연장에 불과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미래가치를 따지고 청산 가치와 비교해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적인 논리로 따지기보다 시장경쟁 논리로 유지든 청산이든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도록 놔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고통이 있어도 더 심각한 문제로 커지기 전 지금 도려내는 아픔을 견디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쌍용차는 올해를 넘길 수 있을까. 현시점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바라본 이유는 P플랜을 통해 일부 비용을 동결하고 신규 투자와 산업은행 분담으로 1~2개 신차를 투입해 2~3년을 버티는 전략이 유력했다. 산업은행이 흑자 때까지 쟁의를 멈추고 3년 임단협 조건을 노조가 수용한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이 역시 마힌드라나 다른 투자자 투자가 우선 진행되는 전제조건이 있다. 

이렇게 향후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산업은행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명분도 없다. 따라서 지금 상태로 가면 법정관리가 진행될 것이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고 노조가 들썩이는 악순환이 빤해 보인다. 이미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협력사가 나왔고 이런 부정적 상황이 신차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쌍용차가 더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위기에 닥친 것이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에는 시간이 남지 않아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방법은 미국으로 돌아간 HAAH를 설득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다. HAAH에 51% 이상 지분을 내주고 약 2700억 원을 투자받는 한편, 산업은행 지원으로 일부 채권 동결과 새 자금을 통한 신차 개발이 이뤄진다면 약 2~3년은 버틸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쌍용차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변수는 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문제를 언급하면서 정부가 쌍용차 문제에 발을 담갔다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이를 명분으로 정부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섣부르게 사기업에 개입하면서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쌍용차가 공중 분해되는 최악 상황을 지금 정부가 그대로 놔둘 것인지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넘기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