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전기차 제조사는 배터리 회사를 버릴 것이다"
"머지않아 전기차 제조사는 배터리 회사를 버릴 것이다"
  • 김필수 교수
  • 승인 2020.11.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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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전기차 득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한번 충전하고 달릴 수 있는 일 충전거리도 400~500km로 늘어났고 배터리 1kWh 당 가격도 100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전기차 가격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도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4~5년이면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대를 예상할 수도 있겠다.

이때쯤에는 충분한 충전 인프라도 구축돼 일반 주유소와 복합형 충전소에서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배터리 리스를 통한 전기차 구매 활성화, 배터리 비용 절감을 통한 전기차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 확실하다. 전기차가 인큐베이터 모델에서 벗어나 시장을 주도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래에도 모빌리티 주도권을 갖고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는 수직 구조보다는 수평 구조가 가까워지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쥐고 있던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은 전기차 배터리, 라이다 센서 같은 자율주행차 센서 개발업체, 차량용 반도체, 또 인공지능 개발업체가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누구도 미래의 모빌리티 주도권을 가질 것인지 예상하기 힘든 시기다. 과연 게임 체인저급 기술 주도권을 누가 가질 것인지. 이 중 하나가 바로 미래 배터리라고 할 수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전체 가성비와 특성을 책임질 핵심 부품이다. 몇 년 이내 생산이 기대되는 전고체 배터리도 그렇고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또 다른 기술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재와 같이 배터리 전문 기업이 공급하는 제품을 제조사들이 납품을 받아 사용하는 형태가 계속될 것인지다. 전기차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성능 또는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제조사 입장에서 전기차 미래는 불확실하다. 제조사와 배터리 회사가 수평관계를 이루면서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 등 기존에 있었던 완벽한 수직 구조를 통한 일사불란한 생산에도 한계가 따르게 된다.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제조사는 현재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독자 배터리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 글로벌 제조사들은 당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LG, 삼성, SK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5년 이내 자체 생산을 선언했다. 전기차 제조사에 자체 배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다. 

현대차 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모델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 역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갖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적 배터리 생산이 기본 조건으로 남게 된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배터리 기업 인수가 유력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아졌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걸려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체 또는 계열사와 같이 어떤 형태로든 배터리 회사를 소유하려고 할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목표는 이루려고 할 것이다. 지금은 배터리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을 갖는 것이 최고 경쟁력인 기업 생태계라고 봤을 때 수직·하청 구조라는 완벽체로 재탄생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회사가 동침하는 일도 머지않아 끝난다는 얘기다. 어쩌면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미래 모빌리티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동지에서 적으로 등을 돌리며 미래 모빌리티 시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생존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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