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위 노리는 르노 캡처 ‘감성 UP, 그리고 공격적인 변화’
수입차 1위 노리는 르노 캡처 ‘감성 UP, 그리고 공격적인 변화’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0.05.1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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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만들고 르노삼성차가 파는 수입차. 전국 460여 곳의 르노삼성차 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수입차. 낯이 익은 생김새 덕분에 국산차처럼 보이기도 하는 수입차. 국내에서 팔리는 그만한 차급의 외국산 모델치고는 ‘성능과 첨단 편의 장비’에서 월등한 상품성을 갖춘 수입차".

지난해 12월, 유럽에서 공개된 르노의 2세대 캡처(CAPTUR)가 13일 국내에 상륙했다. 르노삼성이 아닌 르노의 로장쥬 앰블럼을 단 수입차다. 외관은 프렌치 감성을 더했고 체격도 키웠다. 이전 세대도 잘 단련된 근육질이었는데 2세대는 조금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전장(4230mm)과 전폭(1800mm)이 각각 105mm, 20mm 더 커지면서 르노삼성차가 경쟁차로 지목한 기아차 셀토스와 쌍용차 티볼리의 중간 크기를 갖게 됐다. 수치는 그렇지만 유럽산 SUV답게 경쟁차보다는 시각적으로 노면에 좀 더 가깝게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 든다. 숄더의 풍부한 볼륨이 스탠스를 견고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전 세대와 다르게 보닛과 측면 도어에 선명한 캐릭터 라인을 추가해 작은 체구에도 당돌하고 강해 보인다. 외관의 디테일도 LED로 격을 높인 헤드램프, 안개등, 리어램프의 그래프와 베젤도 르노와 르노삼성차의 다른 라인업과의 통일성을 살려놨다. 이전 세대 안개등에 사용됐던 ‘C’ 자형 베젤이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로 옮겨졌다.

적당한 고급스러움도 갖췄다. 차체 하부를 빙 둘러 감싼 두툼한 몰딩으로 SUV라는 캡처의 정체성을 강조했고, 과하지 않게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턴과 테두리, 리어 범퍼의 끝단 등에 적절하게 사용한 크롬으로 프렌치 감성을 끌어 올렸다. 루프의 투톤 컬러는 아웃사이드 미러까지 연결했다. 벨트라인을 C필러를 지나 테일게이트 직전까지 연결해 놓은 것도 독특하다. 차체를 좀 더 길게 그리고 넓게 보이도록 하는데 이런 디테일이 도움을 주고 있다.

실내는 소위 ‘깜놀’할 정도다. XM3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복잡했던 구성이 간결해지고 첨단 장비가 눈에 띄게 늘었고 인색했던 공간에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2세대 캡처는 그 이상이다. 우선 2640mm의 휠베이스로 확보한 공간의 여유가 셀토스(2630mm)나 티볼리(2600mm)보다 앞선다. 수치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2열의 무릎 공간(221mm), 1열과 2열의 어깨 공간에 더 여유가 있었다.

시승차는 캡처의 최상위 트림 에디션 파리’, 무엇보다 전자식 변속기 e-시프트가 자리한 센터 콘솔 부의 여백이 압권이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센터 콘솔 주변의 기계적 버튼(달랑 P 버튼만 있다)을 죄다 치워버렸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앞쪽, 꼭 필요한 스토리지는 그 아래에 배치해 놨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작은 소품이 가득해 늘 지저분하기 마련인 콘솔 부를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게 했다.

10.25” TFT 클러스터, 이지 커넥트 9.3” 내비게이션, 공조 장치, 스티어링 휠 등은 XM3와 다르지 않다. 클러스터 안으로 T-맵 기반의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정보가 제공되고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센터 모니터도 가독성이 좋았다. 터치에 반응하는 속도, 느낌이 더디고 상쾌하지 않았던 것을 제외하면.

손을 펴도 끼워 넣기가 쉽지 않았던 시트 옆 공간도 꽤 넓어졌다. 시트를 조절하는 버튼이나 레버를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트렁크도 인상적이다. 2열 시트의 기본 폴딩 말고도 앞뒤로 최대 16cm까지 밀어내거나 당길 수 있는 리어 슬라이딩 벤치, 바닥의 높이를 조절하는 더블 트렁크 플로어로 최대 536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활용성도 좋다.

르노삼성차의 누군가는 1열을 최대한 앞으로 빼고 2열을 눕혀 헤드레스트를 반대로 조정한 다음 트렁크 바닥을 높게 설정하면 웬만한 크기의 성인도 차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브 박스가 앞으로 쭉 당겨져 나오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도어 오토 클로징과 오토 오프닝,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과 오토매틱 하이빔(AHL)도 제공된다.

룸미러가 있는 패널에는 차 사고 또는 고장 발생 시 상황에 따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SOS’ 버튼이 있다. 직접 해봤다. 상담원이 등장해 이것저것 묻지만 ‘견인차 긴급 출동’ 서비스만 제공한단다. 이렇게 많은 편의 및 안전 사양이 제공되지만 선택 품목으로 고를 수 있는 옵션은 없다. 대부분의 기능은 트림에 따라 기본 적용된 것을 수용해야 한다. 수입차여서 그렇다.

르노 캡처의 파워트레인은 TCe 260 가솔린 엔진과 1.5 dCi 디젤 엔진으로 라인업을 갖췄다. 파워 트레인은 다임러와 머리를 맞대고 공동 개발한 것이고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의 것이다. 듣기만 해도 믿음이 가는 이름이지만 이런 소형 엔진이나 변속기를 왜 자체 개발하지 않고 어딘가에 의존해야 하고 있는지는 곱씹어 볼 일이다.

벤츠 A 클래스도 탑재하고 있는 TCe 260 가솔린 엔진의 기본기는 탄탄하다. 1332cc의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ㆍm의 준수한 파워를 발휘하고 복합 기준 13.0km/ℓ(18인치 타이어 기준)나 되는 연비 성능을 갖췄다. 캡처는 전면 유리를 전진 배치한 캡 포워드 스타일에 차체 하부 대부분을 언더커버로 감싸고 라디에이터 그릴에 에어플립까지 적용해 1.5ℓ 배기량의 경쟁차에 근접하는 힘을 갖고도 압도적인 연료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달리는 맛도 삼삼하다. 어느 속도의 영역에서도 가솔린 엔진 특유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고 가속, 제동 성능도 평균 이상으로 이뤄진다. 짧은 시승 코스에 더 짧은 와인딩 구간에서는 제법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코너를 빠르게 공략해도 균형을 잃지 않았고 타이어가 구르는 질감이나 하체 전반의 피드백도 무난했다.

후륜의 토션빔 서스펜션 튜닝, 쇼크 업소버의 세팅도 알맞게 됐다. 과격하게 만들어 놓은 과속방지턱을 감속 없이 그대로 타고 넘었는데도 큰 충격 없이 부드럽게 튕겨준다. 실내의 정숙성은 보통의 수준이다. 다만, 엔진의 진동 소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조용했지만 풍절음은 거슬렸다.

<총평>

르노 캡처는 수입차다. 그게 무슨 벼슬이냐라고 하겠지만 캡처의 타깃인 20대 30대 소비층은 평범한 것을 거부한다. 르노삼성차를 사고도 태풍의 눈을 걷어 내고 로장쥬로 앰블럼을 바꾸고 모델명 레터링을 유럽의 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달라 보이기 위해서다. 캡처가 수입차라는 것이 어느 정도 어필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편의 및 안전 사양들이 별도의 추가 선택 없이 트림에 따라 기본 제공되는 것들이라면 가격도 알맞다. 최고급형 TCe 260 에디션 파리는 앞에서 설명한 모든 옵션을 품고도 2748만원에 판다. 비슷한 수준에서 옵션을 추가한 셀토스보다 싸고 티볼리보다는 비싸다. 남은 과제는 XM3와 상당 부분 겹치고 있는 실루엣을 르노삼성차가 풀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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