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열정의 청춘카 '시로코 R 라인'

  • 입력 2012.07.06 11:5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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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설다. 그래서인지 도로에서든 한적한 주차장에 세워져 있든 늘 주인공이된다. 폭스바겐 라인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스포츠 쿠페 시로코의 존재감은 이렇게 확실하다.

1974년 처음 세상에 공개됐지만 역사에 비해서 세대교체가 많지 않았던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8년 3세대로 진화할 때까지 시로코는 전 세계에서 80만 대가 팔린 베스트 셀링카다.

이탈리아어로 ‘사하라 사막 지대에서 지중해 주변으로 부는 뜨거운 바람(폭풍)’을 뜻하는 시로코는 스포츠 쿠페이면서도 넉넉한 실내 공간, 후석과 트렁크의 실용성까지 겸비하고 3도어 해치백의 독특한 보디 라인, 그리고 디젤 특유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젊은층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역작=시로코의 초기 디자인은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했다. 현대차 포니를 디자인했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다. 시로코가 폭스바겐 라인업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실루엣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로코 R-라인은 2008년 3세대에 이어 폭스바겐이 젊고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개발한 고성능 버전이다.

골프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지만 전고(차의 높이)는 골프보다 85mm 낮은 1395mm지만 전폭은 1820mm로 35mm가 넓다.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늘린 만큼 날렵한 인상을 준다. 특히 후측 휠하우스에서 펜더, 스포일러까지 연결된 볼륨감은 시로코 R-라인의 전체적인 조명감을 다이나믹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보이게 한다.

에어인테이크 홀을 라디에이터 그릴보다 더 크게 만들고 헤드램프와 안개등을 와이드 타입으로 디자인해 전면부의 역동성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19인치 대형휠, 도어의 중간 부분이 움푹 패이도록 디자인된 측면부, 그리고 후면은 잘 다듬어진 조각처럼 단단해 보인다.

 

정갈한 실내, 넉넉한 공간=인테리어는 골프와 비슷하지만 흔들림없는 운전자의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스포츠 버킷 시트와 심플하게 설계된 센터페시아, 시인성을 우선한 클러스터로 더 없이 간결하다. 대시보드, 에어벤트, 센터페시아와 변속기 노브, 센터콘솔 등으로 대부분 직선과 수평으로 이뤄져 심리적 안정감도 뛰어나다.

시로코 R-라인에 탑재된 커먼레일 디젤 직분사 2.0ℓ TDI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골프 GTD도 공유하는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디젤엔진이기도 하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 그러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스포츠 모드와 수동모드가 모두 포함된 변속기 패널에서 드라이브(D)에 넣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로코 R-라인의 모든 개성을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액셀레이터에 조금 강하다 싶은 압력을 가하면 튀어나갈 만큼의 발진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능은 저속은 물론 중속과 고속 모두에서 고르게 발휘된다. 액셀레이터의 반응도 빠르고 분명해 민첩하고 역동적인 운전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가슴까지 설레는 배기음=시로코 R-라인 최고의 멋은 배기음이다. 풀 악셀을 하면 레드존(5000rpm) 근처에서 급격하게 RPM 게이지가 떨어지면서 반복되는 배기음에는 스포츠 모델 특유의 감칠 맛이 제대로 베여있다. 시화호의 곧게 뻗은 도로에서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급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혹한 운전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압권이다.

더블 클러치 방식의 6단 DSG(Direct Shift Gearbox) 변속기는 변속 타이밍이 불과 0.02초에 불과하다. 덕분에 계기판 정보가 아니면 기어의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었고 고속에서의 주행 안전성과 승차감도 매우 만족한 수준으로 발휘된다.

힘은 남아돈다. 비교적 작은 차체와 중량이지만 2000rpm을 넘지 않아도 웬만한 경사로를 치고 오르는데 무리가 없다. 엔진회전수의 실용영역대에서 100km/h 안 팍의 주행이 가능한 만큼 연비도 만족한 수준이다. 표시된 연비는 도심 13.6km/ℓ, 고속도로 18.3km/ℓ, 복합연비 15.4km/ℓ였지만 도심과 한적한 도로를 번갈아 가는 운전에도 트립에는 21.5km/l의 연비가 표시돼 있었다.

주행안정성도 뛰어나다. 저중심으로 설계된 덕에 과격한 핸들링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뛰어났고 디퍼렌셜 록(XDS) 시스템을 적용해 언더스티어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디퍼렌셜 록은 언더스티어 발생 이전에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안쪽 앞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스티어없이 정교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장치다.

이 밖에도 시로코 R-라인에는 고장력 강판과 6개의 에어백, 충격 감지시 에어백과 안전벨트 텐셔너를 작동하는 동시에 비상등을 자동점멸해주는 첨단 안전사양도 갖추고 있다. 시로코 R-라인은 독특한 외모에 디젤 특유의 묵직한 퍼포먼스가 강점인 모델이다. 여기에다 후석의 용도가 편하고 분명할 뿐 아니라 해치백의 실용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따라서 청춘(靑春)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싶다면 시로코 R-라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413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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