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혹은 상술, 볼보 美서 평생 무상 견인 서비스 도입
혁신 혹은 상술, 볼보 美서 평생 무상 견인 서비스 도입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6.2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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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가 미국에서 연식, 주행거리와 무관하게 모든 자사 승용차에 대한 평생 무상 견인 서비스를 개시한다. 볼보는 이러한 견인 서비스가 안전의 기준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비스 센터 매출 증대를 위한 정책으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볼보 미국법인은 지난 4일, 미국에서 ‘토우 포 라이프(Tow for Life)’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제공되는 평생 정비 보증제도, 사고 어드바이저 서비스와 더불어 미국 법인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 중 하나다.

‘토우 포 라이프’ 서비스는 말 그대로 볼보 차량에 대해 평생 무상 견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장이나 사고로 견인이 필요한 경우, 볼보 고객 서비스 센터로 견인을 신청하면 견인 지점과 인접한 서비스 센터까지 무상으로 견인 가능하다.

자동차 회사가 보증 서비스의 일환으로 무상 견인을 제공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파격적인 건 ‘모든’ 볼보 승용차에 제공된다는 것이다. 무상 견인 서비스는 연식, 주행거리와 무관하게 모든 차량에 제공된다. 신차 품질보증기간이 만료되거나 튜닝이 돼 있는 경우에도 견인 신청이 가능하다.

볼보는 미국의 모든 볼보 고객들에게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이러한 서비스를 즉시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콧 도어링 볼보 미국법인 고객 서비스 총괄은 “’토우 포 라이프’ 서비스는 고객의 볼보 차량이 얼마나 오래됐든 무관하게 제공되는 견인 서비스”라며, “고객들의 차가 더 빠르고 안전하게 도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볼보의 이러한 설명은 일견 파격적인 서비스처럼 보인다. 100만 원을 주고 산 오래된 볼보 중고차나 1960년대를 풍미했던 클래식 카, 볼보 P1800같은 차도 신차와 동일한 무상 견인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신규 정책이 ‘고도의 상술’이라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잘롭닉(Jalopnik)’은 “’토우 포 라이프’ 서비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식 무관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행선지가 반드시 공식 서비스 센터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공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일반 정비소로 견인할 경우에는 통상의 견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견인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서비스 센터까지만 견인된다는 것도 제약 요소다. 집과 멀리 떨어진 타지에서 견인할 경우 그 지역에서 정비를 받아야 하며, 이 역시 마찬가지로 원하는 곳까지 견인할 경우 견인비를 내야 한다. 견인 제한 거리는 25마일(약 40km)로 도시 지역에서는 충분한 거리지만, 광활한 황무지나 근교 지역에 거주한다면 초과 견인 거리에 대한 비용을 낼 수밖에 없다.

잘롭닉은 이러한 내용을 밝히며 “항상 공식 서비스 센터를 사용한다면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지만, 외부 정비소에서 수리를 받거나 자가 정비를 하는 경우에는 무의미하다”며, “견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견인비를 아끼고 값비싼 공식 서비스 센터를 사용하는 것과 견인비를 지불하고 기존에 방문하던 정비소를 찾는 것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보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개시된 평생 정비 보증제도는 소모품을 제외한 일반 정비를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순정 부품으로 수리할 경우, 같은 부위를 다시 수리할 때 평생 무상 보증수리가 제공된다. 그러나 소모품에 대해서는 보증이 제공되지 않으며, 차주가 바뀌면 이러한 정비 보증이 제공되지 않는 등 제약 요소가 많아 실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차량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상 서비스’ 중 상당수가 파격적인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혜를 보는 차량이 많지 않은, ‘생색내기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무상 혜택을 보기 어렵거나 반드시 공식 서비스 센터를 사용해야 하는 등 제약 조건이 많아서다. 한 관계자는 “제조사들의 서비스가 상향 평준화 되면서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자동차 회사들의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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