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컴백’ 스트라토스, 제네바서 출시… 6억원 넘어

  • 입력 2019.02.26 08:36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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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랠리카, 스트라토스가 반세기만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부활한다. 페라리의 차체와 심장에 독자적인 변속기를 조합한 새로운 슈퍼카는 한화 6억 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여져 오직 한정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판매된다.

1973년 출시된 란치아 스트라토스는 랠리 재패를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카로, 초경량 차체에 페라리 디노의 엔진을 얹고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을 휩쓸었다. 모터스포츠의 활약, 람보르기니 미우라와 쿤타치를 디자인한 마르첼로 간디니가 빚어낸 미래적인 스타일과 492대의 생산량 덕에 높은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오늘날까지도 콜렉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차다.

이런 스트라토스를 부활시키기로 마음먹은 건 스트라토스의 광팬이며 랠리 드라이버이자 사업가인 미하엘 스토셱과 그의 아들이다. 이들은 란치아의 고향인 토리노에서 이름을 따 ‘토리노 자동차 제작소(Manifattura Automobili Torino, MAT)’라는 회사를 차리고 2010년부터 스트라토스 부활 계획의 시동을 걸었다.

완성차 회사가 직접 개발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자동차의 차체와 엔진을 활용하기로 했다. 페라리 엔진을 탑재했던 오리지널 모델을 계승하는 의미에서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스트라토스의 짧은 비례를 구현하기 위해 전장을 줄이고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차체를 덧입혔다.

2010년 주행 가능한 프로토타입까지 공개됐던 뉴 스트라토스의 생산이 늦어진 건 차체와 엔진 등 핵심 부품을 제공하는 페라리 때문이었다. 자존심 강한 페라리는 430 스쿠데리아의 차체를 임의로 개조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겼고, 급기야 각종 부품 납품을 거부했다. 당장 차체와 엔진을 구할 방도가 없어지면서 스트라토스 프로젝트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MAT가 고심 끝에 내놓은 해결책은 매우 단순했다. 구매를 원하는 차주가 430 스쿠데리아를 사 오거나, MAT에 차량 수배를 맡기는 것이었다. 일부 카로체리아가 하는 것처럼, 도너 카(donor car)를 구매자가 직접 제공하면 컨버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430 스쿠데리아 역시도 희귀한 차량이기 때문에 구매자가 원하면 ‘비교적 흔한’ F430을 도너 카로 사용할 수도 있다. 낮아진 성능에 만족한다면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스트라토스는 4.3ℓ V8 엔진을 얹고 5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원래 430 스쿠데리아에는 없었던 수동변속기를 독자 개발,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오리지널 스트라토스처럼 아찔한 운전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뉴 스트라토스는 전 세계 25대 한정 생산된다. 이미 25대 모두 예약이 완료됐으며,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는 양산 1, 2호차를 전시하고 모터쇼가 끝난 뒤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파올로 가렐라 MAT 최고 경영자는 “제네바는 늘 자동차 산업의 뜨거운 감성과 영혼을 대표하는 장소로, 뉴 스트라토스를 공개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우리는 오랜 노력으로 달성한 스트라토스의 품질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제네바에서 마침내 완성된 양산 모델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렇게 멋진 뉴 스트라토스의 가격은 실로 엄청나다. 고객이 도너 카로 사용될 430 스쿠데리아 또는 F430을 제공할 경우 컨버전 비용은 무려 50만 유로(한화 약 6억 3700만원)다. 만약 MAT에 430 스쿠데리아 구매까지 의뢰할 경우 차량 가격과 대행 수수료가 추가된다. 모두가 꿈꾸던 차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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