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펀치'에 국산차 휘청...두렵다

  • 입력 2012.06.15 07:1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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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생산 현장

"수입차 경쟁력 가운데 가장 두려운 건 최근의 가격 인하 공세다".

국산 자동차업체 한 임원은 "품질과 디자인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상품 경쟁력에는 자신이 붙었지만 차 값 인하에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국산 자동차는 신차 또는 부분변경 모델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오르는 반면, 수입차는 유럽에 이어 미국과의 FTA로 차 값을 내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한ㆍEU 발효와 함께 일제히 가격을 내린 유럽 브랜들은 최근 관세 3.2% 추가 인하 시기에 맞춰 또 다시 가격을 내렸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모델에 따라 최대 540만원을 내렸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산 브랜드 대부분이 공격적인 가격을 인하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서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차 값도 대부분 떨어졌고 특히 도요타는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을 들여오면서 렉서스 브랜드의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000만원 이상 내려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일본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된 모델들을 들여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는 당장 국내 자동차 판매에도 큰 영향을 줬다. 국산차 내수 판매가 최근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는 되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임원은 "도요타, 폭스바겐 등 일반 브랜드는 국산 주력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소비자들이 느끼지 못할 만큼 좁혀졌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FTA 관세가 추가인하되는 시기가 오면 가격이 역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에 대한 저항감, 불만이 국산차에 쏠려있고 상대적으로 비싸게 생각했던 수입차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이 오르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 반면, 비싸다고 생각했던 수입차가 가격을 내리면서 이전과 다른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우려한 말이다.

최근의 국산차 판매 부진 원인이 이런 가격 변화 탓도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는 따라서 "품질을 따라가는 입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국산차 판매 감소는 계속 될 것"이라며 "국산차 업체들이 가격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수입차 업체를 견제하기 점차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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