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쉐보레 ‘에퀴녹스는 노답 가격이 정답’
휘청거리는 쉐보레 ‘에퀴녹스는 노답 가격이 정답’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7.10.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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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에퀴녹스

한국GM이 휘청거리고 있다. 철수, 생산량 축소 등 온갖 루머가 나돌고 있지만 한국GM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그러나 곧이곧대로 믿어도 최근의 부진한 실적은 잇속에 밝고 냉정하기로 유명한 메리 바라 GM CEO가 그대로 두고 볼 상황이 아니다.

경차 스파크 하나로 근근하게 버텨왔던 내수 기반이 무너지면서 한국GM의 9월 순위는 창사 이래 처음 쌍용차 다음인 4위로 추락했다. 가장 역할을 했던 스파크는 9월 내수 판매(3396대) 순위에서 처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스파크와 말리부(2190대)가 한국GM 9월 전체 내수의 60% 이상을 차지했을 뿐, 올란도(601대)를 빼면 500대를 넘긴 모델이 단 한 개도 없다. 스파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 따른 후유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이 선택한 반전 카드가 내년 초 출시하는 에퀴녹스, 그리고 최근 거론되는 트래버스다.

준중형 SUV 정도로 차급 분류가 가능한 에퀴녹스는 137마력의 1.5ℓ에서 252마력의 2.0ℓ 터보, 가솔린과 디젤까지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고 있다.안전, 편의도 비교적 풍부해 지난 2005년 데뷔한 이래 전 세계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팔렸다. 

그러나 한국GM의 바람과는 다르게 에퀴녹스의 역할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위로는 싼타페와 쏘렌토, 아래로는 투싼과 스포티지라는 막강한 경쟁모델이 포진해 있는 시장에 에퀴녹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새도 보이지 않는다. 완제품 수입차라는 프리미엄 얘기도 나오지만 미국산 자동차가 내수 시장에서 재미를 본 사례는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에퀴녹스와 트래버스가 기본적인 상품성을 충족시켜도 한국GM의 가격 정책이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 보여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에퀴녹스의 가격은 2만3995~3만935달러(2723~3511만 원), 그리고 트래버스는 3만875~5만2995달러(3500~6014만 원)다.

쉐보레 트래버스

완제품으로 가져오면 에퀴녹스는 4000만 원대, 트래버스는 6000만 원대가 예상된다. 현대차 투싼이 2250~3145만 원, 싼타페가 2695~4035 만원에 판매된다. 가장 민감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얘기다.

기본기가 뛰어난 트랙스, 크루즈, 말리부와 같은 핵심 모델의 부진도 가격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2.0 터보 기준 말리부(3077~3340만 원)는 쏘나타(2733~3253만 원)보다 비싸고 1.4 터보 크루즈보다 배기량이 높은 아반떼 1.6 터보를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트랙스도 같은 트림으로 비교했을 때 사양 구성이 월등한 쌍용차 티볼리보다 비싸다. 시장에서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격이다. 따라서 한국GM이 캡티바의 대체품으로 에퀴녹스를 들여온다고 해도 현재의 가격 정책으로는 부진을 털어내고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캡티바도 낡은 이미지 그리고 투싼보다 300만 원 가량 비싼 가격에 발목을 잡혔다. 에퀴녹스 또는 트래버스가 없어 업계 순위 4위로 추락한 것이 아니다. 때 맞춰 GM은 미국에서 재고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햄트랩 공장의 가동을 6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금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GM이 한국내 생산 시설에 어떤 메스를 들지 알수가 없는 일이다.  절대 없다는 그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GM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상품 경쟁력을 갖춘 모델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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