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00, 친환경차 아이오닉과 프리우스

  • 입력 2016.02.24 08:08
  • 수정 2016.02.24 08:1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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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전용 국산 1호,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사전 예약 대수는 950대, 지난 1월 공식 판매 대수는 493대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토요타 신형 프리우스는 일본 국내에서 한 달 만에 10만 대를 팔았다. 2015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쏘나타가 세운 10만8000대와 맞먹고 아이오닉의 100배가 되는 기록이다. 시장 규모와 성향이 달라도 신형 프리우스의 기록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판매량에서 나타난 것처럼 아이오닉의 시작은 현대차가 보여준 의욕과 달리 첫걸음을 무겁게 내딛었다. 이런 이유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 얘기를 꺼냈다.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친환경 차의 확산에 정부의 구매 보조가 꼭 필요한데 이것이 적어 상대적으로 비싼 하이브리드카의 판매가 부진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 보조금은 작지 않다.

 

친환경차 부진이 보조금 탓?

하이브리드카를 기준으로 취·등록세가 최대 140만 원, 개별소비세(최대 130만 원), 공채 매입비(최대 40만 원)가 감면되고 환경부가 100만 원의 보조금을 후불로 지급한다. 이것만 모두 합쳐도 410만 원이다. 반면 일본은 우리로 치면 자동차 검사비에 해당하는 중량세, 취득세가 신차에 한해 전액 면세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하이브리드카 구매 보조금은 아예 없어졌거나 우리보다 규모가 작다.

보조금이 하이브리드카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절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이보다는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가 지금 왜 필요한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가 내 뿜는 대표적인 오염 물질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그리고 미세먼지다. 정부의 강력한 환경규제가 자동차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지만, 환경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초미세 먼지다.

 

디젤차 배기가스와 유전자 돌연변이

중국에서 유입되는 황사와 여기에 포함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경계를 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뜻밖에 관대하다. 최근 만난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중국발 황사는 눈에 보이고 예보할 수 있고 따라서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특히 디젤차에서 나오는 초미세 먼지는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는데도 적극적인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초미세먼지저감사업단이 발표한 자료는 더욱 두렵다. 이 자료에 따르면 디젤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초미세 입자의 독성이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입자보다 50배 강하다고 지적했다. 디젤차 배기가스가 세포에 손상을 주는 세포독성은 3배, 그리고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유전독성이 5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디젤엔진 배출가스가 암을 유발하는 확실한 물질로 규정한 것도 기억해야 한다.

디젤차를 꼬집어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적으로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을 없애는 것이 최선이지만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 날수록 자동차가 내 뿜는 독성물질,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는 것을 정부와 개인 모두 인식해야 한다.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 절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차종 역시 70여 개나 된다. 하이브리드카 보급 확산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고유가와 환경에 대한 인식의 확산, 이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및 판매 경쟁이 시장을 키웠다.

반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친환경 차의 국내 수요는 3만여 대에 불과했다. 전체 판매 대수 182만 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조금 넘는다. 정부는 2020년까지 친환경 차 108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카는 82만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5만 대, 전기차 20만대, 수소차 0.9만대가 각각 포함됐다. 올해 친환경 차 보조금 지급 대상도 4만1471대로 확대했다.

보조금과 혜택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보조금과 세제 감경 혜택, 연비 등을 따져보면 동급 휘발유 또는 경쟁모델보다 더 경제적인 하이브리드카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 부족 탓이 가장 크다. 미국 시장조사전문기관 IHS는 오는 2020년 전 세계 친환경 차 수요는 630만 대,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비중은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 건강, 환경, 여기에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보조금이 적다면 예산을 늘리고 이와 함께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캠페인을 통해 착한 소비를 하는 로하스족(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을 늘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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