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터프가이 현대차 'i30 VGT' 시승기

  • 입력 2013.06.09 21: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산 디젤 차량의 강세가 최근 공개된 5월 수입차 실적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판매된 전체 수입차 가운데 디젤 모델의 비중은 55.9%에 달했다.

반면 국산 디젤 모델의 국내 시장 반응은 영 신통치가 않다. 국산 디젤 승용의 효시는 2005년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프라이드 디젤.

하지만 제법 주목을 끌었던 초기와는 달리 이 관심이 수입차로 전이되면서 국산 디젤 모델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왔다.

새로운 디젤 모델이 등장을 했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대표적인 차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안타까운 것은 국산 디젤 차량이 유럽 메이커들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냉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i30 VGT 시승은 이 차가 유럽 C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폭스바겐의 골프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유럽 대중 브랜드와 격이 다른 상품성=현대차는 지난 3월 2013년형 i30를 출시하면서 통풍시트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여러 편의사양을 추가하고 PYL과 유니크 등 새로운 트림을 추가해 경쟁력을 높였다.

해치백의 강점을 살린 유니크한 외관은 날렵하면서도 전면부의 그릴 주변과 후면부에 볼륨감을 강조해 밋밋한 수입 해치백보다 강하고 역동적인 실루엣을 갖고 있다.

적절하게 배치된 크롬, 치켜든 벨트라인, 리어앤드와 테일 게이트의 적절한 조화로 마감된 전체 외관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 유러피안의 감성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젊은 감각에 맞는 세련미로 구성이 됐다.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직관적이고 분명한 트립 컴퓨터의 디스플레이도 단조로운 유럽 대중 브랜드의 디젤 모델과는 분명한 격차를 갖고 있다.

센터콘솔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덕분에 수납공간이 더 많아졌고 글로브 박스의 쿨링 기능과 기본적으로 528리터의 적재용량은 후석 시트의 다양한 폴딩 기능을 통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다른 어떤 모델보다 뛰어난 시야를 만나게 된다.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 리어 글래스의 시야를 방해하는 실내 구조물의 최소화, 여기에다 아웃 사이드 미러의 풍부한 면적이 차량 전후는 물론 좌우의 안전 시야 확보에 큰 도움을 준다.

 

가솔린 수준의 정숙한 승차감=시동을 걸면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디젤 차량보다 정숙함에 놀라게 된다. 아마추어스럽기는 하지만 시속 60km의 속도에서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한 실내의 소음은 55dB로 '조용한 사무실' 수준에 불과했다.

아이들링 역시 평균 3.0MM으로 '실내에서 극히 소수가 느낌' 수준으로 기록이 됐다. 진동과 소음에 있어서는 가솔린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는 얘기다.

이와 같은 정숙한 승차감은 정지상태에서 저속, 고속으로 갈수록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벤츠와 BMW 같은 독일의 프리미엄 디젤차는 물론 폭스바겐의 경쟁 모델보다 승차감에 있어서는 자신있게 한 수 위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속감도 뛰어나다. 부드러운 출발 이후 급하든 완만하든 엑셀레이터의 반응은 언제나 빠르고 분명하다. 변속 타이밍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변속감도 부드럽다.

달리는 맛과 함께 느낌도 삼삼하다. 양평에서 유명산 휴양림으로 넘어가는 농다치고개의 와인딩 코스에서 발휘된 차체 안전성과 제동 및 선회 능력은 때마침 이 곳에서 와인딩을 즐기던 바이크 라이더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을 만큼 완벽했다.

디젤차 다운 경제성도 확인이 됐다. i30 VGT의 표시연비는 복합 16.2km/ℓ(도심 : 14.4km/ℓ, 고속도로 : 19.0km/ℓ), 그리고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 등 300km가 넘는 이번 시승에서 기록된 최종연비는 17.6km/l를 기록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는 20.8km/l가 넘는 연비가 계속 유지됐다.

 

국산 디젤차 인식 전환이 관건=폭스바겐의 골프가 다소 거칠게 운전의 재미를 준다면 현대차 i30 VGT 부드러움으로도 운전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거친 운전에도 불평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체력에서 조금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 디젤 차량의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내에서 저평가 되고 있는 아쉬운 때이지만 누군가는 i30를 경험할 것이고 이런 저변이 넓어지면 분명 새로운 지평을 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