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카센터 불신 세계 공통' 우리 MZ, 오일 갈면서도 가격 폭풍 검색

  • 입력 2023.09.14 07:38
  • 수정 2023.09.14 07:4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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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해당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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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김아롱 칼럼니스트]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면 수리 또는 유지보수를 위해 적어도 1년에 2회 이상, 많게는 수개월에 한 번씩 정비업소나 정비공장을 방문 합니다. 자동차 보증수리나 특별한 고장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펑크 수리 등 각종 소모품 교환을 위해 서비스센터나 정비업소를 찾게 되지요.

자주 찾는 단골 정비업소를 방문해도 누구나 한두 번쯤은 수리비 또는 정비비용을 지불하면서 왠지 ‘정비 요금이 너무 비싼 것은 아닌지,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은 아닌지’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심이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자동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자동차 정비업소에 대한 불신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운전자 애플리케이션 회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응답자들이 정비업소들이 자신들에게 올바르게 요금을 청구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조사대상자 10명 중 9명이 정비 요금을 과다 청구한다고 생각하거나, 한두 번쯤 과다 청구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절반 이상인 56%가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응답은 젊은 세대일수록 높은 것이 특징으로 20~30대(Z세대)의 경우 응답자의 65%, 30~40대(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64%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자동차 소유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5%가 자동차 수리 비용과 정비업소의 기타 서비스 비용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불만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64%가 수리 및 유지보수비용에 대해 다른 정비업소들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Z세대는 61%, M(밀레니얼)세대의 49%는 두 군데 이상의 견적을 비교해 보고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50~60대 운전자들(약 20%)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사진은 해당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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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차량에 필요한 서비스와 관련 비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 서비스센터나 일반 정비업소 이외의 친구나 가족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경우가 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59%가 친구나 가족에게 의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온라인 검색으로 정비 서비스와 수리 비용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는 운전자는 전체 응답자의 28%였습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제공하는 운전자 매뉴얼을 참고한다는 대답은 24%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50~60대(29%)와 40~50대(25%)보다 30~40대와 20~30대(각각 17%와 18%)는 사용자 매뉴얼을 참고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정비업소별 소비자 신뢰도에 있어서는 제조사의 서비스센터(40%)의 수리 정보를 일반 정비업소(39%)보다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대부분의 연령대 운전자가 서비스센터의 수리 정보를 더 믿는 경향을 보였지만 40~50대의 경우 서비스센터보다 일반 정비업소의 말을 더 많이 듣겠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카센터에 대한 국내 인식도 미국과 다르지는 않지만, 온라인 검색 비중은 물론 가족과 지인에게 의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특히 20~30대와 40대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리 정보와 수리 비용을 검색하는 경우가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정비업소에서 수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정보를 검색해 비교·분석을 하지요. 최근에는 각종 자동차 정비 작업과 수리 내용을 공유하는 정비사들의 유튜브를 보고 해당 정비업소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소위 잘나가는 정비업소들은 대부분 단골의 지인이나 소개로 찾아오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훌륭한 홍보마케팅은 ‘입소문’이라는 것이 정비업계에서는 일종의 불문율이기도 합니다.

또한 여성 운전자나 신차구입 후 5년 이내의 운전자, 30~40대 운전자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의 서비스센터를 일반 정비업소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20~30대와 50~60대의 경우 일반 정비업소를 더 많이 찾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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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비업소의 경우 제조사의 서비스센터보다 대기시간이 짧고 수리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요, 국내 한 자동차 조사기관이 지난 2021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정비업소 이용자들이 공식 센터보다 만족한 항목은 위치·접근 편의성(70%)이었으며 점검·수리 소요 시간(66%), 예약 편의성(66%)이 뒤를 이었습니다. 정비공임(63%)과 부품가격(58%)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한편 정비 요금에 대한 정비업소에 대한 국내 운전자들의 신뢰도는 미국 운전자들처럼 높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일반적으로 정비 서비스 요금은 해당 정비 부품(또는 소모품) 가격과 기술료(흔히 정비공이라고 합니다), 부가가치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비 기술 요금은 해당 작업별 작업시간과 시간당 작업공임을 곱해 산출하는데 정비사의 기술 숙련도에 따라 작업시간이 다르고 작업공임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지역별 또는 정비업소별 부품사용량이나 신용도, 부품 공동구매 등에 따라 부품매입 가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비업소별로 천차만별인 정비 서비스 요금은 소비자들이 정비업소를 불신(?)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비업계 또한 이러한 불신을 줄이기 위한 정비 서비스 요금의 단일화와 합리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정비업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자동차정비업은 일종의 시장경쟁 자율체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경쟁 서비스업은 목욕탕 이용 요금이나, 이·미용실, 커피전문점 등이 대표적으로 매장마다 또는 업소마다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정비업도 마찬가지로 정비기술료를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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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지역별로 정비업소의 정비 가격이 동일하거나 비슷하다면 공정거래법상 위반(가격담합)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서비스 요금을 작업장에 붙여놓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서비스센터나 정비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프랜차이즈 관련법에 따라 담합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요율을 적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정비사들은 “무조건 정비 요금이 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싼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며, 고객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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