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똑똑해진 혼다 신형 CR-V "봄, 도심, 아웃도어...속 편해진 SUV"

  • 입력 2023.04.24 10:00
  • 수정 2023.04.25 12:2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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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CR-V, 혼다코리아는 시승차에 '혼다 커넥트'를 설치한 스마트폰을 준비해 놨다. 차량 제어와 관리를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에서 시동을 걸고 자동으로  차문을 닫고 차량의 상태와 관리에 필요한 정보 등을 살피고 쉽게 다룰 수 있는 간결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혼다 커넥트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사양도 풍부해졌다. 유선 연결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 선 없이 연결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를 쓸 수 있게 했다. 아이폰 사용자다. 한 번 설정하면 탈 때마다 자동 연결되는 애플 카플레이의 익숙한 지도앱, 뮤직 스트리밍, 문자 송수신 등은 시승을 하는 내내 매우 유용했다.

센터패시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기존 대비 2~3배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하는 WPC Ver 1.2 규격이다. 2.5A USB-A 포트와 함께 요즘 많이 쓰는 3.0A USB-C 포트 각 한 개, 그리고 파워 아웃렛으로 다양한 외부기기를 사용하고 충전하는데 불편이 없게 했다.

기존 세대들에서 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것들을 대폭 보강한 덕분에 6년 만에 완전 변경이 이뤄진 올 뉴 CR-V에서는 내·외관 변화보다 이런 첨단 디지털 사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버튼은 9인치 안드로이드 디스플레이에 담았지만 홈 메뉴, 공조 시스템은 빠르고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게 버튼 타입으로 남겨놨다. 

외관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보인다. 혼란스러웠던 전면부와 후면부가 간결해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프런트 후드가 앞으로 길게 뻗쳐있고 블랙 프런트 그릴 패턴은 공격적이면서 묵직해졌다. 슬림한 헤드라이트, 이전 세대에서 과했던 볼륨들도 적당한 수준에서 절제했다.

전장 75mm, 휠 베이스 40mm가 각각 늘어나면서 측면은 이전보다 보기 좋다. 수평에 가까운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 앞뒤 휀다를 파고든 헤드램프와 후미등 끝자락이 어울려 정통 SUV는 물론 모던한 감성도 갖췄다. CR-V 시그니처 버티컬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강조한 후면부는 테일 게이트를 심플하게 마무리했다. 휠은 기본 18인치다.

외관의 수평 기조는 실내에도 이어진다. 다이내믹 뷰 프레임을 적용해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대시보드, 도어 안쪽 선이 모두 수평이어서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높은 안정감을 준다. 다이내믹 뷰 시야가 좋은 이유가 있다. 자세히 보면 전면 글라스를 직사각형으로 디자인해 쓸모없는 공간을 줄였다.

A필러와 후드 형상을 시야 확보에 유리하게 디자인하고 사이드미러 위치를 도어로 변경하는 등 작은 변화로 얻은 큰 효과들이다. 공조 송풍구도 독특하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긴 라인에 벌집 모양 패턴으로 숨겨놨다. 실내 전체의 간결한 느낌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 이 타입은 앞으로 나올 혼다의 다른 라인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1열과 2열 무릎, 머릿 공간은 동급 최강이다, 특히 트렁크가 압권이다. 기본 1113ℓ, 2열 시트를 접으면 2166ℓ의 용량이 확보된다. 동급은 물론, 윗급 SUV 가운데 기본 용량이 1000ℓ를 넘는 모델은 대형급이나 가능한 얘기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본 적재 용량이 1297ℓ다. 2열 시트 폴딩 용량은 차급을 가릴 것 없이 압도적이다. 골프가방을 수평으로 수납하는 차도 처음 봤다.

'기술의 혼다' 그러니 달리는 맛, 감성 등은 어떤 차와도 비교 불가다. 올 뉴 CR-V 1.5L VTEC 터보는 CVT와 조합해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발휘한다. 배기량(1498cc)이 더 높은 동급 터보 SUV보다 출력과 토크 수치가 월등히 높다.

그러면서도 가솔린 모델 최초로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연비가 뛰어나다. 인증 연비는 복합기준 12.1km/ℓ였지만 130km 남짓을 달린 시승에서는 15.5km/ℓ를 기록했다.  경제운전에 신경을 쓰면 16~17km/ℓ대도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이런 것들보다 더 강렬했던 건 가속 응답성이다.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엔진이 즉각적이고 쾌활하게 반응해 준다. 저속에서 중속을 거쳐 고속에 도달하는 엔진 질감과 사운드가 일관성 있게 이어지는 것도 인상적이다. 가속 초반, 터보 특유의 걸리적거림도 전혀 없다.

혼다에 따르면 4-2배기 포트 실린더 헤드, 고효율 고응답성 터보차저와 압력 손실을 저감하는 터보차저 파이핑 기술로 가속 응답성을 살렸다. 하체 궁합도 잘 맞는다. 차체 전부의 견고함을 보강해 과격하게 코너를 돌아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용하다. 엔진 흡기 커버, 변속기 케이스 강성과 벨트 개선으로 소음을 줄였다. 주행모드는 노멀(기본), ECON, 스노우 3개다. 노멀과 ECON 모드의 주행 질감 차이는 크지 않지만 주행 중 순간 연비를 보면 연료 효율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첨단안전운전보조사양 '혼다 센싱'에도 변화가 있다. 시야각이 9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 120도까지 인식 범위가 확장한 레이더로 주변 상황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정속 주행(ACC), 차선 유지(LKAS)의 정확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0km/h부터 작동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와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은 이번 세대에 처음 적용한 것들이다.

이 밖에 10개의 에어백, 노멀/와이드/톱다운 3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운전자 졸음 방지 모니터, 그리고 우측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레인 와치로 주행 안전을 돕는다.

(총평) 세단이나 SUV를 가리지 않고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급증한 시장에 휘발유 차가 먼저 들어 온 것은 아쉽다. 그러나 1.5L 직분사 VTEC 터보 엔진의 시승 연비를 보면 크게 서운할 일은 아닌 듯싶다. CR-V의 독보적인 퍼포먼스와 정숙성, 안정적인 주행 특성이 6세대에서 더 강화됐다는 것도 확실하게 느껴진다. 순수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층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격도 좋다. 선루프까지 풀옵션에 가까운 옵션을 적용한 EX-L 단일 트림 가격 4190만 원이다. 아쉽게 끝나가는 봄을 세련된 멋으로 달래며 어떤 레저도 수용 가능한 동급 최고 가성비의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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