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내연기관차를 위하여, 탄소로 만든 합성연료 'e퓨얼'...대체 에너지 주목

  • 입력 2023.04.06 08:35
  • 수정 2023.04.06 12:33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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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 국이 2050년을 전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의 전동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을 탑재한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도 앞다퉈 내연기관차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순수전기차와 함께 전동화 모델을 대폭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내연기관차의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친환경 대체연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곡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사용하는 기존 바이오 연료 외에 탄소중립연료 또는 재생합성연료라고 불리는 'e퓨얼(e-fuel)'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퓨얼은 'Electro-fuel' 또는 'Electricity based fuel'의 약자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되는 그린 수소(수소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수소)와 공기중의 이산화탄소 또는 질소가스를 합성해 액체 및 기체연료로 제조하는 신개념의 대체연료를 말합니다.

e퓨얼은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사용하므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에너지밀도가 높고 저장이 용이한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내연기관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동화 차량의 판매가 증가하더라도 이미 판매된 10억대 이상의 기존 내연기관 차들이 여전히 도로 위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퓨얼은 기존 내연기관차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보완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입니다. 

내연기관 엔진을 특별한 개조나 보완없이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한 e퓨얼로 구동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주유소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에게도 선택 가능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최근 e퓨얼을 사용함으로써 내연기관차를 운행하더라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내연기관차 판매를 일괄 금지해서는 안된다며, 기존 EU의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합의안에 반기를 들기도 했지요.

현재 세계 각국에서 e퓨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중에서도 독일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2019년 e퓨얼 생산을 위한 P2X 실행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reFuels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속적으로 관련기술을 연구중입니다.

P2X(Power to X)는 태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얻어지는 전력을 이용해 수소나 열, 합성연료 등의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또한 reFuels은 기존 바이오 연료와 e-fuel을 포함한 탄소중립 합성연료를 의미하는데 기존 휘발유와 경유에 reFuels의 함량을 단계적으로 높여가며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포르쉐는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 첼암제 GP 아이스 레이스에서 718 카이엔 GT4 RS에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첨단 바이오 연료를 기반으로 제조된 합성연료를 선보여 눈길을 끈 바 있습니다. 이 연료는 2021년 포르쉐 모빌1 슈퍼컵에 참가하는 모든 레이싱팀의 911 GT3컵 경주차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e-fuel 연료 또한 테스트하고 경주에 참가하는 모든 경주차에 사용토록 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포르쉐 AG는 칠레의 하루 오니(Haru Oni) 시험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풍력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성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e퓨얼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아우디는 2021년 3월부터 독일 내 아우디 생산공장 2곳의 공장 내 주유소에 R33 블루 경유와 R33 블루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R33 블루 연료는 자동차의 전생애주기를 평가하는 웰투휠(Well to Wheel)을 기준으로 최소 2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특수 첨가제 덕분에 엔진마모나 내구수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러한 e퓨얼 외에도 옥수수, 사탕수수, 카사바 등 식물의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바이오 에탄올 역시 친환경 대체연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탄올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휘발유에 일정 비율을 혼합해 사용할 경우 차량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 등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탄소저감을 위한 차량용 대체 에너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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