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개소세에 떠는 자동차 "매우 특수한 상황, 추가 연장 가장 절실할 때"
[기자 수첩] 개소세에 떠는 자동차 "매우 특수한 상황, 추가 연장 가장 절실할 때"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1.11.1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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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예정대로 연말 종료하면 반도체 칩 부족으로 제때 인도를 받지 못한 계약자 불만이 최고조에 달할 것 같다. 겨우 버티고 있는데 대량 해약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완성차 업체 임원이 연내 출고가 늦어지는 적체 물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토로한 얘기다. 그는 "많은 고객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보려고 서둘러 계약을 했지만 상반기 계약 차도 연내 인도하지 못 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라며 "반도체 칩 부족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라도 개소세 인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승용차에 부과하는 개소세는 정부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산업 피해 지원과 내수 진작을 위해 70% 인하한 데 이어 7월에 30%로 감면폭을 낮춰 올해 연말까지 적용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막대한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수 개월 전 신차 구매 계약을 하고도 연내 인도를 받지 못하는 계약자는 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자동차 업체와 모델별 출고 기간을 살펴보면 대부분 인기 모델은 길게는 8개월 이상, 짧아도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상반기 계약자 일부와 10월 이전 계약자도 올해 안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미출고 물량은 현재 약 50만대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 피해 우려에도 정부는 지난 7월, 혜택 폭을 30%로 낮춰 6개월 연장한 개소세 인하를 예정대로 연말 종료로 가닥을 잡았다. 과거 개소세 변동에 따라 완성차 판매량이 들썩거렸다는 점도 업계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경기 상황에 맞춰 자동차 내수 장려를 위해 한시적으로 인하 혜택을 적용했을 때 판매량이 반등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올해 누적 판매량(1월~10월)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이상 급감한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에 따른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국내 판매량이 21% 감소하고 11월과 12월에도 반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더 크다.

연내 출고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모델을 선택했다 후회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재고 사정이 조금 나은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쉐보레 등 마이너 업체들은 올해 출고를 약속하며 현대차와 기아 계약자와 신규 계약을 끌어들이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소세가 소비부양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시장 지배력이 큰 현대차와 기아로 혜택이 쏠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경기가 부진할 때 수요자는 체감 가격에 더 민감해지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전체 소비량 촉진에 분명한 도움이 된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쉐보레도 개소세 인하 연장을 적극적으로 바라는 이유다. 개소세 인하가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업계는 다르게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개소세가 예전 수준으로 적용되면 소비자는 찻값이 오른 것으로 받아들인다"라며 "당연히 신차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판매는 줄게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은 내수 부양이라는 단순한 목적으로 개소세를 바라볼 때가 아니다"라며 "반도체 칩 부족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출고 적체로 이어진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내 계약자나 반도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개소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고 연장하면 정부가 기대하는 미래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세 말고도 또 다른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당장 보이지 않으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 등 생계형 소형 화물차가 당장 차가 필요한 사람들은 길게는 7~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또 출고 적체가 심한 모델 상당수가 '하이브리드카'여서 정부가 독려하는 친환경차 구매 장려 정책도 절벽을 만났다. 특히 디젤엔진 대체 효과가 큰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카는 1년 안팎을 기다려야 해서 최근 이탈 계약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말로 정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제도 연장 여부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자동차 업계가 예전에 없었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또 수많은 국민(계약자)이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개소세 인하 연장은 지금이 가장 절실한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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