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쌍용차 '노사협력과 비용 절감의 묘수'로 최대한 버텨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4.12 07:28
  • 수정 2020.04.12 07:30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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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은 약 3개월 동안 약 400억원의 생계형 지원이 전부여서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 마힌드라 사장이 방한해 정부 몫 2700억원에 2300억원을 보태 향후 3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약속도 뒤 없는 것이다. 2~3개의 신차가 필요하고 노후 시설에 대한 교체 비용이 절실한 쌍용차는 처지가 난감해졌을 뿐만 아니라 연명조차 힘든 지경이 됐다.

쌍용차는 SUV와 디젤에 쏠려있는 차종의 한계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연구개발 능력이 떨어져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5000억원이 투자된다고 해도 사실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GM처럼 한국산업은행이 일정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마힌드라가 쌍용차 투자를 없던 일로 결정하면서 정부의 관여나 투자의 명분도 떨어졌다. 자생적인 생존 방법을 알아서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요기에 코로나 19라는 악재까지 겹쳐 국내 및 해외 시장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쌍용차는 이전과 전혀 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마힌드라의 이번 결정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그룹 주변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 가능성이 낮은 기업의 투자를 망설이는 것은 기업의 생리상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투자를 철회한 것일 뿐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어서 주식 매각이나 외부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걱정되는 부분은 정부에 투자를 요청하면서 정부에 공을 던진 것이 역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판매 절벽과 생산 감소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져 노사분규나 구조조정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이미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을 펴고 있는 현 정부는 해고 노동자 복직에 관여한 바 있어 마힌드라가 전략적으로 정부의 개입을 유도해 사태를 해결하고 다시 주인의 행세를 할 가능성이 높다. 마힌드라가 비상한 시기에 투자 철회를 결정한 것도 이런 전략의 선택일 수 있다.

코로나 19 펜데믹과 세계적인 공급 과잉 현상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힌드라가 완전하게 손을 떼지 않고  '투자 철회'라는 대형 이슈를 만들어 낸 저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어떤 상황이든 쌍용차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노후 차종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고 가성비의 격차까지 벌어지면서 판매는 급감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 최대한 버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노사의 협력과 안정, 불요불급의 자산을 처분하고 비용을 줄여 최대한 현금을 확보해야 하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라도 내놔야 한다. 어렵지만 위탁생산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당분간은 수익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인 만큼 쌍용차도 견딜 수 있는 응집력이 필요하다. 난국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즉, 노사간 협력과 비용 절감의 묘수를 찾는다면 쌍용차의 생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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