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머니 꽉 닫은 폭스바겐, 어려울 때 돕는게 진짜 친구

  • 입력 2020.03.16 12:54
  • 수정 2020.03.16 13: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10억원, BMW 코리아 8억원, 한국토요타 1억원, 현대차 그룹 50억원, 서비스 협력사 가맹금 22억원 지원.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잔인한 3월을 보내고 있지만 국내 및 수입사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주저하지 않았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판매가 줄고 수출이 막히면서 최악의 부진에 빠졌지만 감염병 확산, 확진자의 치료, 의료진을 지원하는데 써 달라며 호주머니를 열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아직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경북 소재 그룹 연수원 두 곳을 코로나 19 경증 환자 치료를 위해 먼저 문을 열고 제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나눈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은 국가간 관계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 이웃과 주변도 다르지 않다. 자동차에서도 진짜 친구가 가려지고 있다. 각각의 사정으로 뭉칫돈을 내 놓지는 못했지만 르노삼성차는 고장차 수리를 가져오고 가져다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얼마를 냈느냐 따위로 쪼잔한 얘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침묵은 섭섭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함께 수입차 시장을 지배하는 브랜드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옹색한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 게이트 이후 오랜 침묵으로 고생을 했지만 폭스바겐은 판매 재개 후 빠르게 정상화의 수순을 밟고 있다.

2월까지의 판매 누적 대수는 2463대로 466대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 이상 증가했다. 현재 팔고 있는 투아렉, 티구안, 아테온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티구안과 아테온은 단숨에 베스트셀링카 순위 톱 10에 진입했고 대형 SUV 투아렉의 인기도 급상승했다. 

디젤 게이트로 폭스바겐이 한국 사회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생각하면 섭섭한 마음이 더 든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가 조작된 유로5 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를 국내로 들여와 팔아 비난을 받았다. 배출가스 시험 데이터를 조작해 국내 인증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 최근 관련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고 260억원의 벌금 처분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373억원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는 일도 있었다. 북미, 유럽 지역 소비자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면서도 유독 국내에서는 인색하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그런데도 폭스바겐은 독일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 사회에 기여를 하거나 공헌을 하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돈 얘기가 아무리 치사해도 지금의 상황으로 봤을 때, 그래도 폭스바겐 을 용서하고 차량을 구매해 주고 있는 소비자, 한국 사회의 배려에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면 주머니를 열어야 한다. 더불어 국내 완성차, 다른 수입사도 전시장을 찾는 방문객을 위한 방역에만 신경을 쓸 때가 아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