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참패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2021년 베를린 이전 검토

  • 입력 2019.09.24 08:38
  • 수정 2019.09.24 08:4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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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절반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2019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 2019)가 흥행에 참패했다. 방문객이 예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고 이 때문에 모터쇼를 지방 소도시인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대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IAA 2019에는 포드와 쉐보레 등 미국 브랜드와 토요타와 혼다, 닛산, 기아차 등 아시아 주요 브랜드 그리고 유럽 근거지의 르노와 푸조, 피아트조차 참가하지 않았다. 유럽이 강세인 슈퍼카와 럭셔리 브랜드 대부분도 불참해 '독일 모터쇼'라는 비아냥까지 받았다.

주요 브랜드의 대거 불참으로 시작부터 제기된 흥행 부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시 기간(9월 12~9월 22일) 모터쇼가 열린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을 찾은 관람객 수는 56만 명에 불과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IAA의 2017년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은 81만 명이나 됐었다.

IAA는 "지난 주말에만 15만 명이 방문하는 등 열악한 여건에서도 총 56만 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았다"라며 "전시장을 직접 방문한 사람들은 줄었지만 많은 사람이 디지털 수단을 이용해 모터쇼를 지켜봤고 95개국 7800명의 언론인이 IAA를 취재했다"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베른하르트 마테스(Bernhard Mattes) 회장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입증한 모터쇼였다"라며 최근 다음 모터쇼의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의식한 듯 "2021년 전시회는 다양한 이벤트와 소통으로 더 흥미로운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1월 개막하는 북미 오토쇼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그러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더는 존속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시장 면적과 참가업체 그리고 관람객의 수와 같은 외형적 규모에 치중해왔던 모터쇼보다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각종 콘텐츠에 더 주목하고 만족해하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억 원을 들여 모터쇼에 참가하는 것보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사회 관계망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모터쇼 관계자들도 어느 브랜드의 참가와 불참, 신차나 콘셉트카의 수, 전시장의 규모로 흥행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베른하르트 매트 회장 역시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전시장 면적보다 사람들의 일상과 얼마나 관련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SNS 등 다양한 수단으로 개인별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고 제공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한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지역적 한계도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모터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대도시 개최가 필요하므로 첨단 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된 인구 375만 명의 베를린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인구는 7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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