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밀어내는 '조용한 가솔린,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카'

  • 입력 2019.05.08 06:53
  • 수정 2019.05.08 07: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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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 판매량이 속절없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4만23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고 휘발유차는 5.6% 증가한 26만9906대를 기록했다. 휘발유차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월 일반인 구매가 허용된 LPG 차량 수요가 급증한 것도 큰 변화다.

LPG 차량 판매는 최근까지 월평균 1만대 수준 아래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1만1092대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5.4%나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디젤차의 약세가 '환경'에 대한 정부의 규제나 시장의 인식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마케팅팀 관계자는 "요즘에는 SUV도 가솔린차를 먼저 문의하는 소비자가 많다"라며 "연료 효율성의 경제성, 이에 따른 비용 절감의 효과보다 부담이 되더라도 정숙한 승차감과 내구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도 예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디젤과 같이 싼 연료에 관심을 가졌지만 "운행 빈도를 줄이거나 잘 구축된 대중교통, 공유 차량과 같이 대체 수단 이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35.9%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디젤차 점유율이 30%대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디젤차 위주의 라인업을 가진 수입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는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나 급감했다. 이 가운데 수입 디젤차 판매는 같은 기간 50.9% 감소했다,

시장 점유와 판매 비중이 높은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의 올해 누적 판매량이 각각 29.6%, 55.1% 감소한 것도 이런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공급량 부족, 인증, 화재 사건의 영향 등 다른 요인을 들고 있지만 디젤차로 최근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독일 3사의 경우 '수입차=디젤차'라는 인식이 강해 가솔린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하이브리드카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연료차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1월에서 4월까지의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증가했고 전기차는 131%나 늘었다.

이 가운데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사상 최대치인 2만3745대를 기록하며 LPG 차량을 위협하고 있다.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가 허용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역전될 공산은 많지 않지만 두 차종의 누적 판매 대수는 격차는 1600여 대로 좁혀져 있다. 

수입차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25.3% 증가했지만, 디젤과 가솔린차는 각각 50.9%, 9.6% 감소했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이 많은 일본산 브랜드의 성장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일본 브랜드는 6.3% 증가했지만, 독일 브랜드는 37.9%나 줄었다. 

2018년 15.2%였던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21.5%로 상승했지만, 독일 브랜드는 63.6%에서 52.4%로 줄었다. 독일 브랜드의 관계자는 "디젤차 약세, 하이브리드카 열세를 뒤집기 위해 전기차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국산 차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독일은 물론 유럽 브랜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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