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와 클리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 입력 2018.08.17 08:17
  • 수정 2018.08.17 08: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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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이쿼녹스와 르노 클리오는 '부진 탈출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투입된 모델이다. 그러나 실적 향상 확립에 이바지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6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이쿼녹스의 7월 현재 실적은 592대. 국내에 처음 출시된 신차고 쌍용차 코란도와 비교해도 실망스러운 수치다.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한국지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6월 326대에서 7월 222대로 판매가 줄어든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동생격인 트랙스도 6월 1043대에서 7월에는 1077대로 늘었다.

트랙스뿐만 아니라 이쿼녹스를 제외한 SUV 차종 대부분이 전달 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가 늘었다. 유일하게 이쿼녹스만이 'SUV 불패'의 시장에서 참패를 당한 셈이다. 반면, 르노삼성차가 르노에서 들여와 팔고 있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는 동반부진, 한숨, 죽 썼다, OEM의 한계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사정이 다르다.

클리오의 주변에 있는 동급 또는 동종 모델의 사정을 보면 오히려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판매 수치로만 봐도 그렇다. 올해 7월까지의 소형차 누적 판매량은 9만2240대. 여기에는 코나와 티볼리, 스토닉 같은 인기 SUV 모델이 포함됐다.

차급을 가리지 않고 수입차를 포함해도 10종이 채 되지 않는 순수 해치백 시장의 연간 규모는 쏘울과 엑센트, 아베오, 아이오닉 등을 모두 합쳐도 연간 3만 대 수준을 넘지 않는다. 여기에서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와 현대차 아이오닉 등을 빼면 수입차 포함 순수 해치백 모델의 누적 판매 대수는 8000대 수준을 밑돈다.

5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르노 클리오는 3개월간 1656대를 팔아 해치백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클리오가 현대차 엑센트는 물론이고 벨로스터와 i30, 그리고 같은 성격의 수입 해치백을 포함한 모든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라는 단독 브랜드로 수입차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국의 르노삼성차 네트워크를 통한 정비 편의성,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가 클리오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격에 대한 장점은 트림별 판매 비중에서 잘 나타난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클리오는 최고급 사양의 트림인 '인텐스(2278만 원)'가 전체 판매의 90%를 차지한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서다.

업계는 이쿼녹스와 클리오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로 '경쟁차' 차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쿼녹스는 싼타페와 투싼, 쏘렌토와 스포티지 그리고 쌍용차 티볼리의 협공까지 극복해야 하지만, 클리오는 단종설까지 나돌고 있는 현대차 엑센트라는 비교적 쉬운 상대만 갖고 있다.

아직 승패 판가름이 이르다는 얘기도 있다. 가을 특수를 노린 쉐보레가 이쿼녹스의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고 르노 클리오는 8월 추세가 좋아 현재 수준 이상으로 판매량이 늘 것으로 보여 각각의 역할은 충분히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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