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가 어울리는 SUV 폭스바겐 투아렉

  • 입력 2015.03.19 00: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스바겐 투아렉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는 2002년이다. "온로드는 가장 안락하게 오프로드에서는 가장 강력한 SUV"를 개발하라는 당시 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의 특명으로 개발됐다. 폭스바겐 기업 역사상 가장 은밀하게 그리고 가장 큰 열정으로 진행된 빅 프로젝트다. 길지 않은 역사에도 투아렉은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155톤짜리 보잉 747을 견인해 세상을 놀라게 했고 죽음의 경주, 다카르 랠리 3연패를 달성하면서 강력한 내구력과 성능을 과시했다. 2005년에는 26개 나라를 거치며 총 7만 6451km를 횡단했고 칠레 안데스 산맥의 해발 6081미터 고지를 올라 자동차로는 지구 상 가장 높은 곳을 등정한 기록도 갖고 있다.

2011년 선을 보인 2세대도 주목을 받았다. 차체 경량화와 강성 강화, 진보한 디자인과 럭셔리 SUV의 품격에 맞는 고급스러운 사양들로 대중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SUV로 호평을 받았다. 지난 1월 출시된 신형 투아렉은 외관과 실내를 간결하게 가다듬고 새로운 기술들을 대거 적용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영종도까지 편도거리 약 116km를 달리며 신형 투아렉의 달라진 면면들을 살펴봤다.

 

뚜렷해진 카리스마=전면부의 가장 큰 변화는 날카롭게 변신한 바이 제논 헤드라이트다. 선이 분명해졌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선명하게 연결되면서 차폭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범퍼와 인테이크 홀 가로 라인도 연결감을 살려 견고한 트랙 포지션과 넓고 당당한 균형감을 보여준다. 정장을 입은 중후한 남성에게 어울리는 외관이다.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모두 새롭게 디자인됐다. 바이 제논헤드라이트에는 LED 주간주행등과 동적 코너링 라이트가 기본 장착됐다. 크롬장식의 라인도 기존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후면부에서는 디퓨저의 변화가 눈에 띈다. 새롭게 디자인된 테일 파이프 사이에 통합된 형태가 자리를 잡았고 LED 안개등과 반사등을 범퍼 안에 배치해 정갈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후면 전체를 감싸는 크롬 스트랩, 새로운 엠블럼, 신형 LED 후미등과 캐릭터 라인 등도 신형 투아렉의 새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측면은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블루모션 트림부터 5개의 더블 스포크를 갖춘 ‘마사피' 휠로 강한 이미지를 살렸고 전 라인업에 적외선 65%를 차단하는 사이드 선 블라이드를 적용했다.

 

보강된 디테일=신형 투아렉의 인테리어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러나 센터페시아 버튼류가 다시 배치되고 크롬 장식이 절제되면서 효율적이고 기능적이며 단아한 모습으로 살짝 변신을 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스티어링 휠 히팅 기능, 핸즈프리 및 오디오 리모컨이 포함됐고 고급스러운 비엔나 가죽 시트가 주는 촉감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센터 콘솔에는 스티어링 휠 히팅을 위한 스위치가 추가됐다. 엄청난 크기의 파노라마 선루프도 적용이 됐다. 앞좌석에서부터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미리 설정된 7개의 위치를 조절해가며 햇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또 고속에서 열고 닫아도 소음이 들리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정숙하게 작동을 한다.

2열 시트는 앞뒤 방향으로 160mm까지 이동이 가능하고 등받이는 3단계로 나눠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2열 폴딩으로 최대 1642리터까지 넓힐 수 있다. 이지 오픈 기능이 추가된 테일 게이트는 범퍼 아래에 발을 뻗는 동작만으로도 열린다. 국내 시장만을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RNS 850이 장착돼 TPEG을 지원하는 3D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외부 기기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합리적 성능=신형 투아렉은 3.0 리터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방식의 TDI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2967cc V6 TDI 엔진의 최대출력은 245마력(4000~4400rpm)이나 된다. 1750rpm부터 시작되는 최대토크는 56.1kg.m, 정지상태에서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6초, 최고 속도는 220km/h, 공인 연비는 10.9km/l(복합)/ 고속: 12.3km/l, 도심: 9.9km/l다.

시승코스는 도심 구간인 강변북로와 고속 구간인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되 돌아 오는 구간으로 설정됐다. 극심한 정체를 경험하고 빠른 기동성을 체험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코스다. 신형 투아렉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쓸모없는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압박해도 분명하게 반응을 하고 덕분에 정체 구간에서의 스트레스가 적다.

 

앞 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면 정체 구간 운전은 더 확실하게 편해진다. 고속구간에서는 투아렉의 특징이 여지없이 발휘된다. 큰 덩치와 무게(2380kg)에도 기분 좋은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잡아채는 것이 아니라 가속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수직으로 하강하는 무거운 쇳덩어리처럼 엄청난 가속이 붙는다.

레드존은 5000rpm부터 영역을 표시해 놨다. 깊은 가속에도 이르기 쉽지 않은 지점이지만 4000rpm 인근에서 첫 번째 시프트 업이 이뤄지고 100km/h 정속 주행에서는 1500rpm을 조금 넘어 자리를 지킨다.

고속에서의 차선 변경도 용이하고 안정적이다.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4MOTION의 견고함과 더블 위시본 방식의 스틸-스프링 서스펜션이 더해져서 민첩하고 정확한 핸들링 능력을 보여준다. 불규칙한 노면의 진동을 상쇄시키는 스카이후크 시스템의 안락한 승차감과 정숙성도 압권이다. 뒤 창문을 열면 대개의 SUV에서 발생하는 부밍음도 현저하게 낮다.

연료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들도 보완이 됐다. 속도가 시속 7km 이하로 떨어지면 엔진이 멈추는 스타트-스톱 시스템, 에너지 회생 시스템, 그리고 가속 페달에서 떼는 순간 엔진과 기어박스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코스팅 모드가 적용됐다.

 

거슬리는 점=주행 중 차량 좌우 사각지대의 상황을 알려주는 경고등이 지나치게 크고 밝다. 일상적인 경고의 수준이 아니어서 작동을 할 때마다 소방차가 다가오는 것으로 매번 착각이 들 정도다. 경고가 아니라 위협 수준이다. 센터콘솔 안 USB 단자를 이용하기 위해서 다른 연결선이 필요한 것도 불편하다. 고속에서 일정한 속도에 다다르면 차체의 진동이 심해지는 것도 원인을 찾아내야 할 부분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