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겼다, 원조 미니밴 '그랜드보이저'

  • 입력 2014.03.31 00: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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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이 미국 시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 원조는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다. SUV보다 큰 차체, 넓은 공간, 다양한 시트베리에이션으로 확보되는 활용성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어느 한 때 연간 100만대 이상 팔리기도 했던 전설적인 미니밴이다.

숫자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랜드보이저는 기아차 카니발(수출명 세도나)과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 경쟁 모델들의 가세에도 여전히 최강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장의 범주가 북미에 한정돼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1300만대 이상 팔렸기 때문이다.

반면 2003년부터 국내에서 팔기 시작한 그랜드보이저는 신통치가 않았다. 10여년 동안 1000여대, 그러니까 연 평균 100여대의 초라한 실적에 머물러왔다. 서울시가 억지로 할당 받은 '점보택시'가 시작이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미니밴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전이되면서 SUV에 대한 선호도가 공간에 대한 니즈로 발전을 했고 미니밴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문이다.

시장의 변화에 자동차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혼다와 도요타는 고급스럽게 무장한 신형 오딧세이와 시에나를 내 놨고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쉐보레 올란도 그리고 기아차도 신형 카니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고급스러운 진화=지난 2월 출시된 2014년형 그랜드보이저는 7인승 고품격 VIP라운지 (Exclusive VIP Lounge)를 표방하고 있다. 2011년 출시됐던 페이스리프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세심한 변화는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릴바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나고 상단의 크라이슬러 로고까지 다듬어지면서 더욱 견고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앞, 뒤 범퍼의 형상에는 균형감이 더해졌고 곡선을 강조한 후드, 안개등과 인테이크 홀 주변의 레이아웃에도 변화가 있다.

LED 테일램프, 바디 컬러의 리어 스포일러, 군데 군데 보였던 크롬 도금도 많이 생략이 되면서 더욱 간결해지고 깔끔해졌다. 따라서 외관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과 수평으로 강조된 기존 모델의 균형감을 살리면서도 기품있는 스타일로 완성됐다는 점이다.

 

여전히 실용적인 공간=세단 300C의 컨셉을 대부분 차용한 그랜드보이저의 인테리어는 넓고 화려하며 야무지게 마무리된 공간으로 완성이 됐다.

전장 5145mm, 전폭 1955mm, 전고 1750mm의 넉넉한 차체 사이즈에 3080mm나 되는 휠 베이스로 확보된 공간은 더 없이 여유롭다. 2×2×3로 배치된 1열과 2열, 3열의 시트는 모두 고급 나파 가죽시트로 마무리됐다.

좌석간 공간에 대한 만족도도 크다. 3열의 무릎공간도 2열 못지 않게 확보가 되고 독립형 2열 시트의 워크쓰루, 3열 시트의 전,후 폴딩 기능까지 활용을 하면 공간은 무한정 활용이 가능한 정도로 변신을 한다.

특히 러기지룸의 플로어를 움푹 패이게 구성, 키가 높은 화물을 눕히지 않고도 실을 수 있도록 했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눕히면 최대 5660리터의 화물 공간이 확보된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에도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 수퍼 콘솔에는 외부 전원 소켓, 컵 홀더, 밀폐형 수납공간 등 1열 및 2열 좌석 탑승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양들이 마련됐다. 콘솔에 위치한 4개의 컵 홀더 중 2개는 340㎖ 용량의 알루미늄 캔이나 1ℓ 용량의 PET 병을 거치할 수 있다.

1열에서 3열까지는 3-zone 자동 공조장치(ATC)로 모든 탑승자에게 유용한 거주 편의성을 제공하고 3열 시트 왼쪽 필러에 USB 단자와 CDMI 단자, 2열과 3열 루프의 9인치 LCD 모니터, 접이식 테이블이 적용됐다.

다만 실렉터 노브에 기어의 현재 위치가 표시돼있지 않아 클러스터의 표시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함과 스티어링 휠 아래쪽에 숨겨져 있어 찾아내는데 애를 먹었던 내비게이션 시작 버튼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또한 오토 슬라이딩 도어의 반응이 경쟁사 모델보다 느려 열고 닫히는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리고 조작감도 매끄럽지가 않았다.

 

조용하고 부드럽게=2014년형 그랜드보이저는 워즈오토(Ward's Auto) 10대 엔진으로 3년 연속 선정된 3604cc V6 DOHC 펜타스타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83마력(ps/6600rpm), 최대토크 35.0kgm/4400rp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동적성능을 보여주는 기본기가 충분한 만큼 조금이라고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휠 스핀이 발생할 정도로 힘이 넘친다.

첫 번째 시프트 업은 6000rpm 이상에서 이뤄지고 빠르게 제자리를 찾으면 시속 100km 정도의 속력이 유지되면 엔진의 회전수는 1600rpm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속도를 올려 고속 구간에 접어들면 중저속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조금 거칠어진 엔진의 숨소리가 여과없이 들리기 시작하고 토크의 박진감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가솔린 엔진의 장점 덕분에 매우 정숙한 승차감이 이어진다. 빠른 가속으로 빠르게 도달한 고속 주행에서도 조용하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 트위스트 빔으로 조합된 서스펜션은 댐핑 스트로크가 하드한 쪽으로 치우쳐 있는 듯하다. 때문에 코너를 돌때 차체의 쏠림방향으로 운전자세의 유동이 심하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차체 충격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니밴의 장르 특성을 고려할 때 충분하게 용인이 되는 부분이다.

한편 2014년형 그랜드보이저는 각종 첨단 안전장비도 잘 갖추고 있다. 전자 제어 주행 안정 시스템(ESC), 강화형 사고 대응 시스템 (EARS),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적용된 멀티스테이지 에어백, 어린이 안전시트 장착용 앵커(LATCH) 및 도어 열림 경고 기능, 장애물 감지기능이 적용된 파워 리프트게이트가 적용됐다. 가격은 60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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