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올 뉴 카렌스가 그랬다

  • 입력 2013.04.03 17: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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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주에는 벗 꽃이 흐드러졌다. 거리 곳곳에 상춘객들이 넘쳐났고 봄 향기도 가득했다. 보문단지를 들고 나는 길 곳곳은 더 없이 화려했다. 

남녘에서 시작해 새 봄을 알리고 있는 경주의 벗 꽃만큼 기아차가 2006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내 놓은 ‘올 뉴 카렌스’도 기대치로 보면 이에 못지 않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 뉴 카렌스는 세단의 스타일과 RV의 공간 활용성, 그리고 최근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경제성까지 두루 갖췄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경주를 출발해 벗꽃 터널을 지나 포항 호미곶을 오가는 왕복 124km의 시승에서 올 뉴 카렌스는 꽤 많은 장점들을 과시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다면 비교적 많은 만족감을 주는 팔방미인, 올 뉴 카렌스가 그랬다.

매끈한 사이드 뷰, 고급스럽게 치장한 외관=올 뉴 카렌스는 미니밴과 RV의 컨셉에 맞춰 개발했던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외관을 갖고 있다.

전고는 40mm나 낮아졌고 축거는 50mm가 늘어나 세단에 가까운 모습을 갖췄다.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이유다.

전면의 장식들은 이전 모델보다 존재감이 강하다. 더 커진 헤드램프와 안개등 크롬으로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큼직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보닛은 아무런 포인트없이 매끈하게 처리를 했다.

 

라이팅 옵션을 선택하면 HID 헤드램프와 데이라이트로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맛도 느낄 수가 있다. 올 뉴 카렌스가 세단에 가깝게 디자인 됐다는 느낌은 측면에서 확실하게 전달된다.

강하고 분명한 캐릭터 라인과 앞 유리 아래를 앞 쪽으로 당긴 캡 포워드 스타일, 높아진 벨트라인, 그리고 창문 레이아웃을 세단의 전형적인 선으로 완성을 했기 때문이다.

후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도 세단의 느낌이 나는데 한 몫을 한다. 올 뉴 카렌스가 CUV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은 큼직한 리어 글라스와 테일 게이트가 유일하다.

넉넉하고 실용적인 공간, 2열 시트의 놀라운 기능까지=슈퍼비전 클러스터, 단순화된 센터페시아는 그만한 요즘의 다른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 뉴 카렌스의 장점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수평으로 배치해 시선 분산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고 센터페시아를 운전석 쪽으로 조금 기울여 배치한 배려, 1열의 버킷 타입 시트, 그리고 최대한 운전자의 동선을 줄여주는 버튼류의 배치까지 세심하다.

버킷 타입의 1열 시트에는 통풍과 열선 기능이 적용됐고 허리지지대까지 포함돼있다. 시트 구성에 있어 또 하나의 장점은 2열 시트에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고정된 시트와 달리 시트의 등 받이를 뒤로 젖히거나 무릎공간을 더 넓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등 받이는 뒷 쪽으로 16도까지 기울일 수 있고 최대 180mm 시트의 이동이 가능하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다양한 수납공간은 올 뉴 카렌스가 세단 이상의 활용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센터콘솔이나 글로브 박스의 용량도 크지만 2열 바닥과 러기지 공간에도 다양한 형태의 작은 소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숨어있다.

놀라운 정숙성, 가속력은 평범=시승차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kg·m, 연비 13.2 km/ℓ의 1.7 VGT 디젤 엔진을 탑재한 프레스티지 풀 옵션 모델이다.

2420만원의 기본 가격에 내비게이션과 와이드 썬루프 등 340만원의 옵션이 추가가 됐다. 올 뉴 카렌스는 버튼시동키를 누르는 순간부터 이전의 다른 차와 다르다는 감이 온다.

디젤엔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엔진음이 조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느낌은 출발을 하고 느리거나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릴 때까지 이어진다.

승차감이나 정숙성에 있어서는 아이들링을 포함해 디젤차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은 풍절음이 꽤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컴포트, 노멀, 스포트 모드를 각각 선택해 달리는 재미도 삼삼하다. 특히 스포트 모드에서는 액셀레이터의 반응, 스티어링 휠의 조향력이 알맞게 세팅돼 제법 거친 운전도 안정감있게 받아 들인다.

 

일반 모드에서의 가속력은 다소 답답한 편이다. 올 뉴 카렌스가 내 달리는 성능을 강조한 차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받아 들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출력과 토크의 수치만큼은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 뉴 카렌스에는 차제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VSM,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 그리고 6개의 에어백과 코너링 램프 등의 안전장치가 모두 기본 적용됐다.

이 밖에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과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다양한 시스템도 선택이 가능하다.

굳이 들자면 경쟁모델은 '올란도'=기아차는 올 뉴 카렌스의 경쟁모델을 지목하기 보다 새로운 세그먼트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굳이 경쟁모델로 지목을 하자면 '올란도'를 들었지만 중형과 준중형 세단까지 흡수를 하고 싶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제원, 사이즈,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위, 아래 세그먼트와의 경쟁력에서 한 수 위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특히 가격 측면에서 기존 카렌스와 비교했을 때 동일 트림을 기준으로 많게는 100만원 이상 가격이 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신차가 출시되면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내린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자랑 할 수 있는 소재다.

 

기아차는 올 뉴 카렌스의 타깃을 30대 후반 가장들로 하고 있다. 일상의 용도는 물론이고 가정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들이 가족을 위한 레저용으로 보유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 뉴 카렌스는 기아차의 바램을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 올 뉴 카렌스’의 판매 가격은 2.0 LPI 모델이 1965만원~2595만원, 1.7 디젤 모델은 2085만원~27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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