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내 차 에어컨 냉매 '1234yf'라면 전문 장비 갖춘 업소 찾아야

  • 입력 2022.06.30 11:0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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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에어컨 냉매(Refrigerant)는 에어컨 시스템 내부를 순환하면서 저온의 액체(또는 기체) 상태에서 고온의 기체로 그리고 다시 액체상태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스템 저온부 열을 고온부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자동차 에어컨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자동차용 에어컨 냉매가스는 90년대 초반 널리 사용되던 R-12(일명 프레온 가스)가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정비업계에서는 한때 에어컨 보충용 프레온 가스(R-12)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프레온 가스 사용금지 이후 새롭게 개발된 R-134a 냉매가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자동차용 에어컨 냉매가스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R-134a 냉매가스 역시 지난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유발물질로 분류됨에 따라 유럽 등에서 사용이 단계적으로 제한되어 왔습니다. 

교토의정서에 의해 유럽에서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150이 넘는 냉매의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지구온난화지수가 1430에 이르는 R-134a는 2011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신차부터 사용이 금지되었고 2017년 이후에는 모든 등록차량 사용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ning Potential)는 이산화탄소 1kg이 지구온난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는 척도입니다. 최근 이러한 R-134a 냉매가스의 대안으로 미국 듀폰과 하니웰이 개발한 HFO-1234yf가 새로운 대체냉매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HFO-1234yf는 지구온난화지수가 4에 불과할 뿐 아니라 냉매 특성상 기존 134a에 비해 냉방능력이 떨어져(약 7%) 별도 내부 열교환기가 필요하지만 기존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는 저압 에어컨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엠(GM)이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700만 대 이상 자동차에 적용될 정도로 적용 차량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산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지엠(쉐보레)은 2017년 1월 이후 생산된 모든 차량에 HFO-1234yf를 적용하고 있으며, 쌍용차와 현대·기아차 등도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차량을 확대해 최근 국내 생산차 대부분이 HFO-1234yf 에어컨 냉매가스를 사용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전동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최근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전동화 차량(xEV, 일부 수입 하이브리드차 제외) 냉난방 공조시스템에도 필수적으로 HFO-1234yf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비업계에서도 HFO-1234yf 냉매가스가 적용된 차량 에어컨 관련 수리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HFO-1234yf 적용 차량이 증가함에 따라 냉매가스 및 에어컨 관련 서비스 시장규모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HFO-1234yf는 기존 냉매보다 냉매 회수량이 정밀해야 할 뿐 아니라, 테스트 모드에서 사용된 냉매가스를 전량 재충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냉매가스에 불순물이나 종류가 다른 냉매가 뒤섞일 경우 고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용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HFO-1234yf 냉매가스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고 R-134a보다 HFO-1234yf 냉매가스의 가격이 여전히 고가일 뿐 아니라 HFO-1234yf 전용 에어컨 관련 장비 역시 고가이므로 정비업소에서 전용 장비 구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용 장비를 갖추고 있는 정비업소가 사고차 수리를 하는 정비공장이나 완성차 서비스센터, 에어컨 수리 전문점 등을 제외하고 전용 장비를 갖춘 정비 업소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비 단체를 중심으로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전용 장비를 갖추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에어컨 관리에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HFO-1234yf 냉매가스 적용차량 기준 충전량은 500~700g 정도입니다. 초창기 40만 원에 육박했던 냉매가스 가격(1kg당)이 최근 10만 원대로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냉매가격과 정비공임 등을 포함하면 에어컨 냉매 보충에만 20여만 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과거와 달리 에어컨 냉매가스가 냉매 파이프 등에서 미세하게 새거나 공조시스템에 고장이 생기는 경우가 현격하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오래 사용하다 보면 자연 증발로 냉매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시스템에 고장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에어컨 냉매가 충분한지 또는 에어컨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한편 HFO-1234yf 적용 차량의 경우 정비업소가 HFO-1234yf 전용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냉매 보충량에 따른 정비공임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정비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 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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