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 대란 사태 "죽은 '타다'가 부활하고 또 다른 '타다'가 나와야 해결된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5.29 08:45
  • 수정 2022.05.29 08:48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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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면서 심야에 택시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해 관련 단체 및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팬데믹 이후 택시는 노동 강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자 인력 부족으로 운행률이 급감했다. 수익이 좋은 배달업 등으로 인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법인택시는 월 수입 200만 원을 채우기가 어렵다. 수익이 좋은 배달업종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코로나 규제가 완화하면서 택시를 찾는 이용자가 늘었지만 인력 부족 현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택시 잡기가 더 어려워지는 건 당연할 일이다.

따라서 택시 기사 수입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들이 돌아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택시부재를 풀고 심야 택시는 건당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각종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특히 부제 해제는 고령 운전자가 많은 개인택시는 심야 운행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심야 할증 시간대를 12시에서 10시로 2시간 당겨서 진행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택시 수익을 늘리는 일에는 도움이 되고 심야 시간 운행을 늘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모든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하면서 다른 분야로의 연쇄 상승효과로 소비자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부담을 안고 있다.

소비자 단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가입자가 200만 명에 달했던 ‘타다’를 돌아봐야 한다. 타다는 택시업계 반발과 정부의 부화뇌동으로 사라졌지만 법원에서 사업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은 미래 모빌리티였다. 왜 국민들이 타다에 열광하고 적극 이용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당시 ‘타다’는 기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목적지에서 결재 없이 편하게 내리고 카니발 11인승과 같은 대형 수단으로 청결한 관리와 불필요한 대화까지 금지하는 철저한 기사 관리로 특히 심야 택시를 이용하는 부녀자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타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시작하고도 정부의 모르쇠로 사라져 버렸다.

미국의 우버는 처음 출범할 때 택시업계 반발이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택시기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영역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우리도 택시만이 아닌 다양한 이동수단을 고민해야 한다. 유연성을 가지고 미래 지향적으로 다양한 법적, 제도적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선 심야 일정 시간대에 운행이 가능한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 테스트 배드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택시기사가 새로운 모빌리티에 진입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 다양한 일자리를 보장하고 수익을 늘려 준다면 더 큰 의미가 있다. 

택시업계의 지위 향상도 시급하다. 지금의 수익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줘야 한다. 무작정 요금을 인상하는 건 부담이 되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 완전 월급제, 인센티브 활용으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일본은 택시 수익이 낮지 않아 젊은 연령대의 기사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날 정도다. 따라서 무작정 요금을 인상하는 것보다는 지자체가 심야요금 인센티브 재원 확보 등 유연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는 비용 부담이 있어도 편하고 안전한 이동수단을 선호한다. 타다 이용자가 급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이러한 모델을 택시업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정부나 지자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 심야 택시 부족 문제는 수십 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해외 선진 사례를 참고해 한국형 모델이 나와야 할 때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택시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급량이 부족하면 외부에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답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근본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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