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보조금 없는 모델3 운명은 '가격 상한제' 서둘러야
[김흥식 칼럼] 보조금 없는 모델3 운명은 '가격 상한제' 서둘러야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0.08.10 12: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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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차 보급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보급 물량을 조정하고 보조금 지급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지난 7일 자동차 관련 협회와 가진 간담회를 시작으로 10일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해당하는 11개 제작 및 판매사 협의 그리고 오는 10월까지 지자체, 관계 전문가, 관련 협회 등과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릴레이 간담회 핵심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산정 기준 개편이다. 환경부는 보조금 산정기준을 전면 개선해 차종별 지원금액을 새로 마련하고 고가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조금 지원 대상 조정과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 특정 모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관심은 자연스럽게 테슬라에 쏠리고 있다.

테슬라는 상반기에 지급된 전기차 보조금 2100억원 가운데 43%를 받았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5만1600여대 가운데 테슬라 비중은 7080대로 13%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내 중소기업 경소형 전기차 수요가 많았고 차량에 따라 달라지는 보조금 액수가 상대적으로 높아 발생한 현상이다. 연말까지 테슬라 모델3는 2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돼 보조금 쏠림 현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이렇게 특정 브랜드 특정 모델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국내 제조사를 중심으로 볼멘소리들이 나왔다. 논란이 되는 모델3 가운데 판매 비중이 가장 많은 롱 레인지 트림 가격은 6369만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최고급형은 4890만원이다. 모델3 롱 레인지가 받을 수 있는 국가 보조금은 800만원, 여기에 지자체별 보조금을 합치면 최대 1250만원(서울시 기준)까지 제공된다. 코나 일렉트릭도 비슷한 규모에서 정부와 지자체 보조를 받는다.

최종 소비자 구매 가격에 15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도 모델3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국내 제조사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왔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고가 수입차가 혜택을 쓸어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산차와 수입차, 보급형과 고가 사치성 전기차에 같은 기준으로 보조금을 주는 것에 형평성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테슬라 품질이 조악한데 그런 차에 왜 국민 세금을 주냐는 생뚱맞은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보조금 산정 기준 개편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기차 큰 시장 유럽에서 같은 기준으로 국산차를 차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3가 국산차보다 조금 비싸기는 해도 고가로 분류되기 애매한 면도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도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면 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이나 보조금이 달라진다고 테슬라가 판매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가격 상한선을 두고 보조금 규모를 달리하는 방안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5000만원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보조금을 줄이고 미만이면 늘리는 식이다. 업계에서도 이 방안이면 국산차 수출국과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작지만 테슬라가 이에 대응해 모델3 가격을 5000만원 이하로 내리도록 유도하고 다른 수입 전기차 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내친김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같은 저공해차 보조금도 손 볼 필요가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재규어, BMW 등이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저공해자동차 보급목표제와 같은 국내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구색 맞추기용으로 고가 모델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그런 차가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수입사가 자사 업무용으로 '내돈내산'하는 경우에도 보조금은 지급된다. 황당한 혈세 낭비지만 우리나라는 지원금 대상에 특별한 규제가 없어 저공해차 인증만 받으면 이런 억대 전기차 그리고 전동화차에 아낌없이 보조금을 주고 있다. 따라서 가격 상한선을 두고 보조금을 차별화하는 정책은 진즉 나왔어야 했다.

이는 차별이나 형평성과 다른 문제다. 불평등한 일을 바로 잡는 일이다. 일반 서민들이 감히 꿈도 못 꾸는 기본 가격 1억140만원짜리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EQC는 환경부 보조금 630만원, 서울시 보조금 450만원을 받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만들어 파는 경형, 초소형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512만원이다. 형평성을 누가 따지고 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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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kim 2020-08-11 09:44:18
내도내산?->내돈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