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전동화 전환 시기를 당초 목표한 시기보다 늦추기로 했다. 대신, 내연기관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전동화 전략을 수정한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처음이다.
독일 현지 매체들은 22일(현지 시간), 벤츠가 전동화 목표를 5년 연기하고 내연기관 엔진 개선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벤츠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벤츠의 전기차 50% 목표는 오는 2030년으로 늦춰진다. 올라 카엘레니우스(Ola Kaellenius) 벤츠 CEO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비중은 11%, 하이브리드를 포함해도 19%에 그쳐 완전 전기차 수요가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벤츠는 내연기관을 계속 생산할 수 있으며 오는 2030년 목표인 전동화 목표도 준비가 돼 있다"라며 "2027년부터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전동화 목표 수정이 전략의 변화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벤츠의 수익성이 경기 침체와 공급망 병목 현상,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으로 쉽지 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보쉬의 48V 배터리 공급 차질로 벤츠의 1분기 판매는 지난해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벤츠는 전기차 전용 서브 브랜드로 2026년 도입한 'EQ'를 향후 신차에는 유연하게 적용한다고 밝혀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새로운 네이밍은 향후 출시할 G 클래스의 전동화 모델에 처음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