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와 다른 수출차 '창사이래 단 한 대도 없었다'

  • 입력 2014.06.11 00: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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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세계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으며 최고안전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받았다는 뉴스에 대한 네티즌들은 반응은 한결 같았다.

"수출차는 내수용과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형 제네시스와는 무관한 결과"라는 것. 심지어 충돌테스트를 받기 위해 특별한 차(?)를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주요 충돌테스트 기관들은 업체가 제공하는 차량으로 실험을 하지 않는다.

무작위로 테스트 기관이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과 전혀 다르지 않은 차량으로 충돌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상식도 통하지를 않는다. 

 

그런데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유수의 기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늘 이런 반응이 나온다. 이런 반응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이고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모두 예외가 없다.

이에 대한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의 반응 역시 한결 같다. 내수차와 수출차를 다르게 만들 이유가 없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돌테스트 결과를 좌우하는 강판의 경우 내수용과 수출용에 다르게 적용한 사례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사양의 구성에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프레임과 플랫폼, 그리고 차체의 구조와 재질은 내수차와 수출차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수출차와 내수차의 다른 점은 오른쪽 또는 왼쪽에 배치되는 운전석의 차이가 전부"라고 말했고 쌍용차 역시 "사양 구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차체의 재질과 구성은 전혀 다른 것이 없다"며 같은 대답을 내 놨다.

 

일부 소비자들의 주장처럼 내수차와 수출차의 강판을 다르게 제작하는 것은 제조사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도 현실적이지가 않다.

강판의 두께와 소재가 달라질 경우 금형, 그러니까 원하는 형태로 철판을 찍어내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형 과정은 자동차 제작 공정상 가장 많은 설비와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수출차와 내수차의 강판을 다르게 한다면 2배 이상의 설비와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전혀 없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수출차와 내수차의 강판을 달리해서 얻을 소득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사양 구성에 따른 가격 차이를 지적하며 국내 소비자들을 역차별 한다는 주장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이 5510만원인 신형 제네시스(G380 익스클루시브)는 북미 시장에서 40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만을 놓고 봤을 때 1500만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국내 세제상 자동차에 부과되는 863만원(차량 가격의 18.6%)의 세금을 감안하면 616만원으로 차이가 줄어든다. 미국에는 차량 구매에 부과되는 세금이 없다.

 

여기에 기본 사양만 적용되는 미국 판매 차량과 달리 국내용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고급형 HID 헤드램프, 앞좌석 통풍시트 등 800만원 가량의 고급 사양이 추가됐다. 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도 같은 비교가 가능하다. 말리부는 국내에서 2429만원부터 시작해 최고급 모델이 312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최저 2만 2340달러(2271만원)부터 시작해 2만 8195달러(2867만원)에 판매된다. 말리부의 국내 판매 가격에 18.6%나 되는 각종 세금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저렴하게 팔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불신과 오해는 완성차 업체들의 자업자득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는 반성이 필요하다. 국내보다 혜택이 큰 해외 품질보증 정책,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불만에 대응하는 태도 등에서 분명 다른 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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