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일 잉골슈타트 아우디 포럼 "자동차 이전 콘텐츠를 팔아라"

  • 입력 2023.04.25 16:00
  • 수정 2023.04.25 16:1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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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 19일 오전 11시, 우리보다 약 보름 정도 늦게 시작된 독일의 봄은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약한 빗줄기와 함께 체감 기온 5도 안팎에서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뮌헨 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의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의 아침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도시를 관통하는 도나우강 물줄기처럼 조용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인다. 

뮌헨과 슈투트가르트 사이에 위치한 잉골슈타트는 서울시의 약 1/6 면적으로 인구 약 14만 명의 규모 면에서 독일 내에서도 소도시 급이다. 하지만 1949년 설립된 아우디 공장과 본사가 도시의 주요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어 독일 내에서도 주요 공업도시로 손꼽힌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삭막한 국내 자동차 공장 단지와 다르게 이곳 잉골슈타트 아우디 공장 주변은 자동차 전시장 및 출고장 뿐 아니라 식당, 쇼핑, 영화관, 컨퍼런스 룸을 아우른 '아우디 포럼'으로 묶여 하나의 거대한 자동차 복합 문화 단지로 구성된 점이다. 

평소에도 다양한 행사와 전시가 아우디 포럼에서 개최되고 잉골슈타트 아우디 공장 및 아우디 자동차 박물관 가이드 투어를 언제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미디어 뿐 아니라 일반에도 좀처럼 작업 현장을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 국내 자동차 공장과도 비교될 뿐 아니라 공장 주변으로 별다른 인프라를 찾을 수 없어 일종의 혐오 시설처럼 인식되는 국내와도 차이를 보였다. 

아우디 잉골슈타트 공장은 오프라인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에는 인터랙티브 온라인 아우디스트림을 통해 자동차 디자인부터 생산 공정 그리고 잉골슈타트 아우디 본사의 역사를 가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콘텐츠도 진행 중이다. 여기선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질의응답도 이뤄질 만큼 열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방문한 아우디 박물관은 직경 51㎡의 원형 건물로 외관은 투명 유리로 둘러싸여 어디서든 쉽게 눈에 띄었다. 또 이 유리벽 넘어로 아우디의 생산 공장이 언제든 비추며 지난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아우디 캐치프레이즈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박물관 디자인은 아우디가 내세우는 투명성, 개방성, 이동성을 상징했다. 투명한 박물관은 방문객들이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고, 정문 옆 순환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14개 전시차는 박물관 안과 밖에 있는 방문객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4층짜리 건물의 내부는 원형인 바닥, 그리고 그와 같은 점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아우디 박물관을 준비한 아우디 프로젝트 팀은 아우디 전통부서 내 역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50대가 넘는 자동차와 30대가 넘는 바이크 및 자전거를 실제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박물관을 관람하다 보면 되풀이되는 테마가 바로 자동차의 발전과 자동차의 가동성이다. 자동차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 사건을 배경과 함께 설명하고 아우디, NSU 및 기타 아우토 유니온으로 합병되기 전 자동차 회사들의 모델들을 전시를 통해 설명한다.

박물관 내부는 뮌헨의 디자인 에이젼시 KMS가 제시한 나이테의 개념을 넣어 고객을 위한 오픈 포럼 형태로 꾸몄다. 아우디 브랜드의 유산과 전신 회사들의 유산을 연결하는 고리, 자동차의 이동성과 사회 간의 상호 연관성이 주요 테마다. 또한 해당 전시는 예술과 문화 등 자동차와 구체적인 연관성이 없는 주제들을 콘셉트에 편입시킨 부분 역시 특징이다.

방문객 동선은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LED로 표시된 날짜가 지나가는데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갈수록 현재에서 1899년으로, 연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그 속도도 점차 빨라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날짜는 1899년으로 시간여행을 온 것과 같은 구성이다. 

넓이가 1260㎡인 3층에는 시간여행을 통해 방문객들이 1949년까지 아우디 역사를 살펴볼 수 있게 전시 테마가 짜여졌다. DKW의 설립자 Jorgen Skafte Rasmussen(1878-1964), 아우토 유니언의 경주용차를 디자인 했던 Robert Eberan Eberhorst(1902-1982) 박사, 그리고 DKW와 아우토 유니언의 이사였던 Carl Hahn(1894-1961) 박사 등 방문객들은 3층을 돌면서 아우디 초창기의 자동차 제작 기술에 대해서 경험하게 된다. 

이후 전시 공간은 아우토 유니온의 소개와 아우디의 전후 역사를 다루고 1층에선 상설 전시로 아우디의 램프 기술을 중점으로 과거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 중이었다. 

이날 박물관에 이어 함께 경험한 잉골슈타트 공장 투어에선 Q2, A3, A4, A5 등의 생산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우디 잉골슈타트 공장은 그룹 내에서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로 연간 33만 대 가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내연기관에서 순수전기차로 급진적인 변화의 과정에서도 해당 생산 시설은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현대적 생산 시스템과 하이테크 솔루션으로 공장 대부분이 구성되고 프레스샵, 바디샵, 페인트샵, 어셈블리 등의 과정이 자동화 로봇과 사람의 힘으로 구분되어 일률적으로 작업 공정이 이뤄졌다. 

이 밖에도 아우디는 잉골슈타트 시와 합작투자를 통해 설립된 인-캠퍼스 GmbH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미래 기술에 중점을 둔 기술 단지 건설에도 힘을 싣고 있었다. 현재 잉골슈타트 본 공장 인근 75헥타르 규모에서 복원 토지를 활용한 인-캠퍼스 사업이 구축되고 공공부문과 민간 부분의 협업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또한 아우디는 잉골슈타트 시를 포함한 기타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하며 잉골슈타트 지역 모빌리티 혁신에도 대비하고 있었다. 이런 혁신의 스펙트럼은 편리한 사이클링 환경조성부터 지역 대중 교통 개선 방안, 5G 기술 활용을 모두 포괄한다. 아우디는 카리아드, 잉골슈타트 공과대학 등의 파트너와 함께 IN2LAB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안전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아우디는 또한 잉골슈타트를 기반으로 도시 내 연결된 자율주행을 위한 가상 테스트 필드를 구축하는데도 참여하고 있다. 'SAVeNOW'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파트너들은 효율성이나 안전성 등 도로 교통의 여러 측면을 검토하면서 현실적 모델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어떤 효과를 불러오는지 시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우디는 2019년 잉골슈타트 기차역 개소와 함께 공장 시설에 직접 도달가능한 역을 만들고 바이에른자유주와 잉골슈타트 시, 국영철도 기업 도이치 반 등의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근방에 거주하는 아우디 직원들은 교통체증이나 주차 공간에 대한 걱정 없이 기차로 통근 할 수 있다. 

한편 아우디 잉골슈타트는 2012년 초부터 오직 친환경 전기만을 사용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 약 2만 3000㎡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가까운 정제소 및 시립 폐기물 재활용 공장을 비롯한 인근 산업 시설에서 잉골슈타트 현장에 탄소 중립적인 폐열 또한 공급한다.

이런 효율적 에너지 관리의 영향으로 잉골슈타트는 2022년 약 3만 5449메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5416 메트릭톤 이상의 탄소 발생을 저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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