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vs. 오리지널] 24. 닛산 Z vs. 240Z '50년 넘게 이어진 전 세대와의 교감'
[레트로 vs. 오리지널] 24. 닛산 Z vs. 240Z '50년 넘게 이어진 전 세대와의 교감'
  • 류청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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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스포츠카 Z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7세대 모델은 기념비적인 1세대 모델과 큰 인기를 얻은 4세대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가져와 현대화한 스타일로 화제가 되었다

대중적 브랜드의 스포츠카가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 닛산은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스포츠 모델인 Z(페어레이디 Z)의 생산을 이어 나가고 있다. 닛산이 Z 모델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7세대 모델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20년 9월의 일이다. 닛산 디자인 책임자인 알폰소 알바이사는 신형 Z의 디자인에 관해 복고라는 주제에 미래주의를 투영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양산 모델은 2021년 8월에 공개되었다.

닛산의 대표적 스포츠카인 Z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공개된 7세대 모델 (출처: Nissan)
닛산의 대표적 스포츠카인 Z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공개된 7세대 모델 (출처: Nissan)

Z 계보에서 7세대에 해당하는 새 모델은 기본적으로 이전 세대 모델의 설계와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선해 만든 것이다. 개발명이 RZ34인 것도 이전 세대 모델인 Z34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5세대와 6세대도 주요 디자인 특징은 과거 모델들에서 가져왔지만, 7세대는 특히 모델의 50년 역사를 강조하듯 복고적 분위기가 돋보인다. 특히 이전 세대보다 차체 길이를 늘려, 1세대 모델의 세련된 차체 비례에 더 가까와졌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린 모델이어서, 특히 큰 성공을 거둔 옛 모델의 특징들을 디자인에 고루 반영했다 (출처: Nissan)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린 모델이어서, 특히 큰 성공을 거둔 옛 모델의 특징들을 디자인에 고루 반영했다 (출처: Nissan)

닛산 Z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서 특히 환영받고 많이 판매되었기 때문에, 신형 Z 역시 미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크게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차의 전체적 형태와 앞모습은 1969년부터 생산된 1세대 모델(S30형)의 분위기를 내도록 만들었고, 지붕선과 뒷모습은 1989년에 나온 4세대 모델(Z32형)의 이미지를 담았다. 역대 모델 가운데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들이다.

앞모습과 전체적 분위기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출처: Nissan)
앞모습과 전체적 분위기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출처: Nissan)

헤드램프는 차체 곡면을 따라 입체적인 형태로 만들었는데, 위아래로 분리한 LED 주간주행등은 앞에서 보았을 때 원처럼 보이도록 처리했다. 이는 1~2세대 모델에 쓰였던 원형 헤드램프를 떠오르게 한다. 옆 부분의 곡면 변화와 은은하게 굽은 옆 유리의 아래쪽 윤곽에서도 1세대 모델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차체 너비만큼 검은색 영역을 펼치고 좌우에 LED 테일램프를 놓은 것은 4세대 모델의 특징적 요소를 재현한 것이다.

검은색 패널에 테일램프를 넣은 뒷모습에서는 4세대 모델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출처: Nissan)
검은색 패널에 테일램프를 넣은 뒷모습에서는 4세대 모델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출처: Nissan)

내부도 주요 장비 배치와 구성은 이전 세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시보드 가운데에 세 개의 원형 계기를 얹은 것 역시 전통적인 Z 모델의 특징 중 하나다. 공기 배출구는 대시보드 바깥쪽에 있는 것을 원형으로, 가운데에 있는 것을 가로로 넓은 직사각형으로 만들었다. 이 역시 1세대 모델과 같은 구성이다.

실내는 스포츠카로서의 기능적 요소를 현대화했으면서도 옛 차의 특징들을 이어받았다 (출처: Nissan)
실내는 스포츠카로서의 기능적 요소를 현대화했으면서도 옛 차의 특징들을 이어받았다 (출처: Nissan)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대형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다는 등 스포츠카로서의 기능적 요소들은 현대화했다. 높이 솟은 센터 콘솔이 좌우 공간을 확실하게 분리하고 주요 장치를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한 점, 최신 디자인의 버킷 시트를 단 것에서도 스포츠카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9단 자동변속기 모델에는 뭉툭한 전자식 변속 레버를 달지만, 6단 수동변속기 모델은 둥근 노브의 기계식 기어 레버를 달아 고전적 느낌을 더한다.

1세대 Z는 닛산이 미국 시장에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 기획하고 만든 모델이었다. 닛산은 1950년대부터 스포츠 모델을 만들었는데, 초기 모델의 개념은 영국의 소형 2인승 컨버터블과 비슷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 판매하기에는 경쟁력이 낮아, 미국 닛산 사장이었던 가타야마 유타카(片山豊)는 한층 크고 강력하며 세련된 디자인의 스포츠카 개발을 본사에 요청했다. 유타카는 특히 본격적인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는 2도어 쿠페 형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고, 그 결과 만들어진 차가 1세대 Z였다.

닛산 스포츠카의 성격을 바꾼 첫 모델이었던 1세대 Z (출처: Nissan)
닛산 스포츠카의 성격을 바꾼 첫 모델이었던 1세대 Z (출처: Nissan)

1세대 Z는 직렬 6기통 엔진 중심의 뒷바퀴굴림 구동계에 전형적인 롱 노즈 숏 데크 스타일의 2인승 쿠페였다. 스타일은 마츠오 요시히코(松尾良彦)가 이끄는 소규모의 스포츠카 디자인 팀에서 유타카 사장의 의견에 따라 재규어 E-타입의 분위기를 내는 방향으로 잡았다. 그러나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색깔을 담았고, 세부 요소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전형적 일본차 디자인의 틀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에 신경을 쓴 덕분에 스타일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값과 더불어 세련된 스타일도 닛산 Z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출처: Nissan)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값과 더불어 세련된 스타일도 닛산 Z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출처: Nissan)

엔진 배기량을 세 자리 숫자로 표시한 240Z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1세대 Z는 스포티한 주행 특성과 더불어 높은 튜닝 자유도로 많은 스포츠카 애호가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게다가 비슷한 성능을 내는 유럽산 스포츠카들보다 값은 훨씬 더 낮아, 판매 면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닛산(당시 닛산의 미국 판매 브랜드는 닷산)의 이미지도 함께 좋아졌다. 물론 1세대 Z의 인기비결에는 세련된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닛산이 5세대 Z 이후로 꾸준히 1세대 모델의 스타일 요소를 반복해 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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