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자동차 장사 끝났다, 업계 모두 '퍼펙트 스톰' 대비해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3.08 08:30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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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특정 분야를 가릴 것 없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모든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길거리 가게의 손님이 90% 이상 줄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사를 정점으로 여러 단계의 수직·하청 구조를 가진 거대 산업이다.

제조사 한 곳 당 약 5000여개의 부품사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부품사 말고도 자동차 산업은 직간접적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지금의 피해는 가늠을 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중국산 부품의 공급 차질만 염려할 때도 지났다. 

국내산 부품 공급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관련 부품사가 많은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자가 많아지면서 제조사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펜데믹이 오고 있고 이로 인해 글로벌 부품 공급체계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관련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세미나와 전시회가 취소되고 전반기로 예정된 행사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4월로 예정된 EV 트랜드나 5월 부산모터쇼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도쿄 올림픽의 개최 여부도 고민하는 상황이다.

중요한 신차 전시회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매장 방문이나 시승을 유도하기도 쉽지 않아 전반기 장사는 끝났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금의 상황이 후반기까지 이어지면 올해 자동차 산업은 역대 최악의 부진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수입사도 다르지 않다.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업체가 있기는 해도 이미 위축된 소비 심리가 돌아설지도 의문이다. 폭발적인 할인을 내세운 온라인 판매가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조건의 비대면,  비접촉 구매를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다. 

올해 판매는 예상치인 약 180만대에서 30~40만대 이상 줄어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 19 퇴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내 자동차 생산량도 약 350만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재앙으로 볼 수 있는 부진이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맞닥뜨릴 ‘퍼펙트 스톰’에 대비해야 한다. 확진자 발생에 대비하고 부품 생산과 공급망을 다시 점검하는 등의 2중, 3중의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3~4차 부품사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자금 지원과 부품 공급상 문제점을 확실히 해결하는 것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글로벌 펜데믹을 대비해 글로벌 소싱을 통한 부품공급 체계의 점검도 필요하다. 정부의 믿을 수 있는 선제적 조치와 산·학·연·관의 노력, 그리고 굳건히 따르는 국민적 공감대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모두가 노력해  최악의 악재를 하루속히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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