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에 관대한 한국, 수입차 배짱 키웠다

  • 입력 2013.03.11 23:5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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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 XF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구조와 결정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조사하고 있지만 그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바겐 등 일부 수입차가 '경영상 이유'를 들어 배짱 좋게 가격을 올렸고 새로 출시되는 신차들도 유독 국내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올해 가장 먼저 출시된 재규어의 스포츠 세단 XF 3.0과 2.0 가솔린 모델도 해외 시장과의 판매 가격을 비교해 보면 국내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

사양의 구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 따라 XF 3.0은 2000만원, XF 2.0은 최대 1400만 원가량 국내 판매 가격이 높다.

재규어의 XF 2.0은 국내에서 659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4만695달러, 우리 돈으로 약 5148만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소비자들보다 1442만원이나 비싸게 이 차를 사고 있는 꼴이다.

762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XF 3.0의 미국 판매가격은 5만 달러, 우리 돈 54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가격보다 무려 2100만원이나 저렴하다.

이와 같이 왜곡된 가격 구조는 재규어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수입차 가격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국내 소비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수입차는 당연히 비싸고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도 산다는 왜곡된 인식이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자리를 잡고 때문이다.

가격 문제에 대한 수입차 업체들의 변명은 한결 같다. 관세, 물류비용, 광고 및 홍보, 딜러 인센티브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역시 관세와 물류비를 제외하면 제조원가에 적정 수준의 마진을 붙이고 있는 만큼 터무니없는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궁색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반면, 국산차가 해외 시장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데 따른 비판은 매번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이와 관련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이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약화시킨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온 만큼 이제는 다른 국가에서의 판매 가격과 형평성을 따져볼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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