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땅끝, 1006km 캠리 하이브리드 끝장연비

  • 입력 2013.03.10 21:3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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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타입 자동차의 연비 논란이 끓이지 않고 있다.

중형급 배기량의 가솔린 세단 연비가 대개 11~13km/ℓ를 조금 넘는데 반해 20km/ℓ를 웃도는 동급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공인된 수치보다 낮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심을 보여주듯 동호회 또는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는 직접 테스트 주행을 하고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를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하는 글들이 제법 많이 올라왔고 이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실제 주행에서 체감하는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는 15km/ℓ, 반면, 표시된 연비를 훌쩍 뛰어넘어 24km/ℓ 이상을 기록한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같은 모델인데도 연비에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운전의 형태와 습관, 도로 사정과 함께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차량을 가장 평범하면서도 올바른 요령으로 운전을 했을 때의 연비는 어느 정도나 될까.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에서 전남 해남의 땅끝 마을을 오가는 ‘끝장연비’를 통해서 실제 연비를 재봤다.

▲ 캠리 하이브리드 끝장연비 출발

대한민국 참 좁다. 비틀고 꽈서 1000km 주행

그렇지 않아도 좁은 한반도가 허리까지 잘려있어 웬만한 코스로는 1000km의 주행이 쉽지가 않다.

서울 역삼동에서 누적 주행거리가 1만7000km나 된 중고(?)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출발하면서 포털 사이트의 지도를 이용해 이리저리 찾아봐도 같은 코스를 왕복하며 10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길은 쉽게 발견이 되지 않았다.

궁리 끝에 서울 도심에서 경기도 부천, 외곽순환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전남 목포와 영암을 거쳐 땅끝 마을까지 다다르는 코스를 잡았다.

그러나 땅끝 마을까지는 470km, 따라서 서울로 되돌아오는 코스는 전남 나주와 광주, 전주를 거쳐 호남, 경부, 중부, 동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거쳐 경기도 부천으로 되돌아오도록 설정을 했다.

1박 2일 동안 운전을 한 시간은 15시간 남짓 됐고 주유는 서울에서 단 한번 연료통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했다. 중간에 연료를 다시 채워야 하는 일이 생기면 끝장연비는 거기서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땅끝마을 도착 후 주행거리와 평균연비

단 한번 주유로 1006km, 평균 연비는 20.6km/ℓ

하이브리드 카가 고속도로보다 도심 구간에서 더 좋은 연비를 발휘한다는 주장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저속구간에서의 전기모터 주행이 고속도로에서는 거의 발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주행에서도 캠리 하이브리드 연비는 고속도로에서 평균 20km/ℓ 초반 대를 유지한 반면 해남 땅끝 마을에서 광주까지 가는 도심과 국도에서는 24km/ℓ를 기록하기도 했다.

첫 날 서울에서 부천, 그리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에서 땅끝 마을까지 총 493.3km의 구간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20.7km/ℓ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 트립에 표시된 Cruising Range, 즉 남아있는 연료로 주행이 가능한 거리는 639km에 불과했으나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평균연비가 올랐고 땅끝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476km, 그리고 국도를 이용해 광주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전주시에 도착했을 때는 307km가 표시됐다.

▲ 서울에서 땅끝마을, 나주와 광주, 전주를 거쳐 총 1006km 주행한 캠리하이브리드의 최종 평균 연비가 20.5km/l로 표시됐다

주행 중 평균 연비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가 조금씩 연장됐고 1000km 이상을 달리기 위해 경부 및 중부고속도로, 서울 올림픽대로와 김포IC를 거쳐 총 1006.8km를 달려 부천시에 다다랐을 때는 82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됐다. 그러나 연료 게이지의 잔량은 이 보다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어 보일 만큼 아직 여유가 있었다.

서울에서 땅끝, 엄청난 거리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단 한 번의 주유로 1000km 이상을 달렸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20.5km/ℓ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카의 경제성 확인, 동급 디젤보다 우세

캠리 하이브리드와 배기량이 같은 디젤 경쟁 모델의 연비는 16.2km/ℓ. 이 차가 한 번 주유로 1000km를 달리려면 61ℓ 이상의 연료가 필요하다.

중형 세단의 연료통이 대부분 50ℓ 아래고 표시된 연비를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는 단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을 달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치상으로는 812km/ℓ,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 구간에서 20% 이상 연료효율성이 개선된다고 해도 970km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가솔린을 사용하는 경차도 마찬가지다.

▲ 서해안고속도로 영광휴게소에서 촬영한 주행 및 연비 정보

반면 47ℓ로 비교적 작은 용량의 연료탱크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캠리 하이브리드가 1000km 이상을 주행하고도 여유가 있었던 것은 기본 연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연료탱크 용량이 64ℓ인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번 주행에서 기록한 평균연비로 계산하면 수치상으로 1300km도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연료소모가 많은 경사로, 또는 출발과 가속시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보조동력, 차량의 모든 상태를 최적의 경제운전이 가능하도록 제어하는 에코 모드 등 하이브리드 차량만이 갖고 있는 특성도 큰 몫을 했다. 참고로 이번 주행에서 크루즈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독일 디젤차 잡는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도요타는 독일산 디젤 차량의 공습에 대항하기 위해 프리우스와 캠리, 그리고 렉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디젤을 능가하는 연료 효율성과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진보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2012년 1월 출시된 뉴 캠리 하이브드 역시 새롭게 개발한 2.5 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향상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THS II를 탑재, 기존 모델보다 연비 효율성을 20% 이상 높여 23.6km/ℓ라는 동급의 중형 세단 가운데 최고의 연비 성능을 갖추고 있다.

최고출력은 158마력, 최대토크는 21.6kg·m, 그리고 143마력급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 총 출력은 203마력이나 된다.

 

한편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반 차량과는 다른 운전 요령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을 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카는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을 할 때 여기에서 발생하는 마찰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모드가 된다. 따라서 급제동과 급가속, 급출발 등을 절대 삼가야 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는 전기모터로 주행을 할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경사로는 가급적 전기모터의 보조 동력을 지원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아 빠르게 통과하고 급격한 속도 변화도 연료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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