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테슬라 사이버트럭 "자기만 멀쩡, 자동차가 아닌 흉기가 될 수 있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

  • 입력 2024.02.10 09:03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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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산호세 페이지 밀 로드(Page Mill Road)에서 발생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최초의 사고, 당시 사이버트럭은 멀쩡한 반면 상대 차량인 도요타 코롤라는 반파 상태였다. 
지난 1월 미국  산호세 페이지 밀 로드(Page Mill Road)에서 발생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최초의 사고, 당시 사이버트럭은 멀쩡한 반면 상대 차량인 도요타 코롤라는 반파 상태였다. 

[김필수 칼럼]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전기차를 전문하는 최초의 제조사로 시작해 성공하고 새로운 신기술 도입 등 도전으로 신생 스타트업은 물론 기존 완성차 업체까지 영감을 줬다. 실시간 무선 업데이트인 OTA(Over The Air), 논란은 있어도 오토 파일럿 같은 자율주행 기능, 인공위성을 활용해 진화하고 있다.

모든 패널을 한 번에 찍어내는 프레스 공법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약하는 한편, 기존 자동차 사용전압을 12V에서 48V로 올리면서 와이어링 하네스 절감과 차량의 전기 흐름을 풍부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저가형 페라이트 모터 개발 등 공정상 절약 방법도 다수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미래 배터리 구조인 4680 원통형 개발도 핵심이다.

이런 모든 사항이 기존 글로벌 제작사는 적용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법이다. 당장 전기차용 48V 승압은 최근 출시된 사이버 트럭에 최초로 적용했다. 반면에 부정적인 시각도 큰 기업이다. 각 국가의 자동차 관련법을 어기고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사회적 기여도가 매우 적어서 욕도 많이 먹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 투명성이 약하고 사회적 기여도가 거의 없는 데다 수익 대비 재투자 비용도 극히 낮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직원들의 복지도 매우 낮아서 심각한 결격 사유를 지적받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중국산 테슬라 모델 Y는 낮은 옵션과 중국산 LFP 배터리로 가격을 낮춰 10배 이상 판매율을 올리기도 했다.

우여곡절과 여러 차례 기한을 넘겨 출시한 사이버트럭은 생각 이상으로 대규모 양산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트럭은 글로벌 최초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 차량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구부리기도 어렵고 가공 자체가 매우 어려운 재료다. 강성이 커서 외부의 충격에도 강하고 날카로워서 도리어 적용 부위에 따라 흉기도 될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사이버 트럭은 평평한 상태의 재질을 그대로 사용하고 평평한 상태로 활용하면서 마지막 모서리 부분을 직접 구부리는 공법을 사용했다. 차체를 도장하지 않는 유일한 모델이기도 하다. 구조적으로 만들기 어렵다 보니 패널 간 단차도 많고 간격도 일정하지 못하다. 사이버트럭 무게는 기본 3톤이 넘는다.

경트럭 이상의 중량으로 타이어나 아스팔트 등에 무리가 가고 유럽 등은 안전 규제 때문에 수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내부는 역시 테슬라답다. 대규모 모니터에 모든 기능을 쏟아부어 스마트폰과의 연동성도 뛰어나다. 컴퓨터로 움직이는 미래형 모빌리티 형태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즐기고 특이한 모델을 추구하는 얼리어댑터적인 특성으로 주목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보행자 안전이다. 최근의 자동차는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못지않게 보행자의 안전이 강조돼 외장용 에어백은 물론 모서리 형태나 재질 등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상 외부 모서리는 보행자에게 충돌 시 치명적인 손상을 발생시키는 만큼 각지지 않고 둥글게 처리해야 하고 재질은 충돌 시 완충시킬 수 있는 우레탄 등 탄력적인 재질을 권장한다.

충돌이나 추돌 시 강하게 버티기보다는 승객 롬을 제외한 엔진룸이나 트렁크 룸은 충격으로 아코디언 식으로 찌그러지면서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사이버트럭의 현재 재질과 구조는 나의 안전은 보장할 수 있으나 타의 안전은 도외시하는 이타적인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사이버트럭 최초의 교통사고는 이런 우려를 키우게 한다. 미국에서 도요타 코롤라와 사이버트럭 접촉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사이버트럭은 프런트 패널 일부에 약간의 흠집만 발생했지만, 코롤라는 반파했다. 앞서 언급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첫 사고다. 사이버트럭은 일반 도로에 흉기와 같은 자기중심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너무 강한 차체는 도로 분리대 등 시설물과 충돌했을 때도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안전 인프라 비용이 더욱 낭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량은 무조건 강한 것보다는 보행자와 안전 인프라 등과 상호 역할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이버트럭은 기존의 상호 특성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차량으로 문제가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스럽다. 탑승자도 스테인리스 스틸 특성상 도어의 끝부분이 날카롭고 높은 강성으로 손이라도 끼게 되면 그대로 끊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모델 3도 전원이 끓기면 문이 열리지 않는 문제를 갖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관리법상 분명한 위반이지만 한ㆍ미 FTA로 별다른 제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트럭 역시 우리 규제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수입에는 제한받지 않는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도로 폭, 주차장이 좁은 우리 현실에서 3톤이 넘은 거대한 크기에 방탄차와 같은 특성으로 운행과 주차에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기주의로 무장한 테슬라에 더 애매한 모델이 추가되는 셈이다.

미래 모빌리티는 이타주의적 특성이 필수적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양보 등이 요구되는 특성으로 발전하고 있다. 법적인 경우도 당연히 서로를 안전하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이러한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자동차가 아닌 흉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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