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나라 미국이 1990년대 일본의 중고 경트럭을 수입하는 까닭

  • 입력 2023.07.19 15:48
  • 수정 2023.07.19 15:5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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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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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유명 테마파크 레고랜드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뉴욕 레고랜드에는 농협(農協), 영농(營農) 등 일본식 한자와 상호, 지역, 전화번호가 표시된 장난감 같은 트럭 여러 대가 운행되고 있다.

해당차들은 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초소형 크기에 무엇보다 중고차로 수입된 것이어서 더 주목을 받는다. 일본 경트럭은 배기량 660cc 미만에 전장과 전폭이 각각 3400mm, 1480mm, 전고는 2000m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우리 경차 규격보다 작은 초소형 경트럭을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에서 그것도 중고차를 수입해 운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중고 경트럭은 레고랜드를 포함한 여러 리조트와 테마파크뿐 아니라 일반인도 제법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본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레고랜드 관계자는 "작은 부피의 화물을 싣고 공원 안 좁은 길을 자유롭게 달릴 수 있어 매우 편리하게 쓰고 있다"라며 "추가 구매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목재 운반에 사용하기 위해 일본산 중고 경트럭을 구매했다는 한 일반인도 "회전이 쉬워서 정원 작업에 제격"이라고 했다.

일본 중고 경트럭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 중고차 사이트에서 찾아 볼수 있는 매물도 많아졌다. 한 중고차 사이트에서 다이하츠, 스즈키 등 인기 브랜드의 중고 경트럭은 누적 주행거리 7만km를 기준으로 평균 3500달러(약 442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보다 연식과 주행거리가 긴 1000달러 미만 매물도 등록돼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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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일본산 중고 경트럭이 인기를 얻는 까닭은 적합한 현지 모델이 없어서다. 피아트 500, 쉐보레 스파크 등 작은 차가 있기는 했었지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은 소형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도 작은차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뛰어난 연비와 내구성, 그리고 저렴한 가격 무엇보다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미국 소비자의 인식이 더해지면서 중고 경트럭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미국 수입업자는 "제조일 기준으로 25년 이내 중고차 수입 규제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다"라며 "주로 90년대 후반 생산 차량을 수입해 한 달 평균 20대를 팔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엔화 약세로 수입 가격이 더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동남아 국가 여러 곳에서 시내버스의 한글 노선이 그대로 표시된 중고 버스를 보고 감격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경제국 미국이 수십년된 중고 경트럭을 수입해 놀이 공원에서 운행하는 것을 보는 일본인의 감정은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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