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자동차 수명에 결정적 '엔진오일' 내 차에 맞는 제품 찾는 법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 '저점도 엔진오일' 연비 향상에도 도움

  • 입력 2023.04.24 12:0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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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남 통영에서는 자동차 정비업 협의체의 전국모임 및 정기총회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그동안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다 3년여 만에 다시 열린 이날 행사의 화두 중 하나는 엔진오일이었습니다.

엔진오일은 자동차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자 정비업소들의 주된 수입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비업소와 윤활유 공급업체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지나친 가격경쟁, 자동차의 고성능화 및 내구성능 향상, 주행거리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줄었습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정비업소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지요. 

또 자동차가 갈수록 고성능화됨은 물론 연비 및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엔진오일의 성능과 등급(품질)이 향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차종에 적합한 엔진오일의 선택과 유지관리에도 많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운전자들이 올바른 엔진오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정비사들이 자동차의 성능향상과 배출가스 규제강화에 따른 엔진오일 관련기술의 변화와 시장동향을 공유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자동차 엔진오일은 피스톤과 크랭크샤프트 등 엔진 구동계통의 마찰과 마모를 줄여주는 기본적인 윤활작용 뿐만 아니라 엔진냉각수나 공기 등으로 열을 식힐 수 없는 부품들의 과열을 방지(냉각작용)해 주며, 엔진 내부의 실린더 벽과 피스톤 링 사이로 고압가스가 누출되는 것을 방지(밀봉작용)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엔진내부에서 발생하는 불순물이나 엔진 각 부의 마모에 의한 쇳조각 등을 외부로 방출(세정작용)시키고, 엔진내부의 부식을 방지(방청작용)해 주기도 하지요. 이외에도 크랭크샤프트와 베어링 등과 같이 국부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큰 압력을 받는 부위의 압력을 흡수 또는 분산시켜(응력분산작용) 주거나 소음과 진동을 줄여(소음감쇠작용)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엔진오일은 원유에서 추출되는 윤활 기유(Base Oil, 이하 기유)와 복합성능첨가제와 점도지수 향상제 등과 같은 각종 첨가제를 50~60℃ 온도에서 한 시간가량 잘 섞어(교반)주는 혼합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모든 석유계 윤활유 제품의 주원료가 되는 물질이도 한 기유는 원유로부터 얻어지지만 일반적인 석유제품과는 다른 장치 및 공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뽑은 순수한 기유로 만든 엔진오일을 광유 엔진오일이라고 하며, 순수 광유 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해 성능을 향상시킨 기유로 만든 엔진오일을 합성 엔진오일이라고 부릅니다.

합성 엔진오일은 광유계 엔진오일보다 고온에서 열안정성과 산화안정성, 점도안정성 등이 뛰어나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윤활성능을 발휘함은 물론 교환주기가 긴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고온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도 오일증발량이 매우 적어 오일소모량이 적은 것을 뿐 아니라 저온 시동성이 뛰어나 냉간시동 때 초기마모를 방지해 주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신차들의 경우 대부분 출고 때부터 합성 엔진오일을 넣어 적용하고 있는 추세이며 엔진룸 안쪽에 공장 초기주입(Factory Fill) 엔진오일 브랜드를 표기해 놓기도 합니다. 자동차용 엔진오일은 엔진의 종류와 사용환경에 따라 오염현상이 다르게 발생하므로 엔진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엔진오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휘발유 엔진의 경우 연료의 혼입 특히 냉간 운전 때 비등점이 높은 연료성분이 기화되지 않은 상태로 엔진오일에 혼입되어 상대적으로 점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발생합니다. 경유 엔진의 경우에는 연소생성물 특히 저온에서 발생되는 카본 입자에 의해 상대적으로 점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공기 과잉에 의한 산화와 연료에 포함된 황에 의해 생성되는 부식성 산도 문제가 됩니다. 

또한 LPG 엔진은 휘발유 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동온도가 높기 때문에 내열성이 개선된 윤활유, 즉 고온 환경에 적합한 점도지수가 높은 엔진오일로 산화 및 질화, 열 안정성이 우수한 엔진오일을 필요로 하지요

일반적으로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에는 엔진오일의 점도(SAE 등급)와 품질(API 등급)에 따른 오일등급을 고려해야 합니다. 디젤 엔진오일의 경우 최근 DPF(디젤미립자필터) 및 SCR(선택적환원촉매)과 같은 배출가스후처리장치가 장착됨에 따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표준화한 디젤 엔진오일 전용등급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일의 점도는 엔진의 설계사양이나 운전조건, 냉간시동 때의 외기온도와 운행지역 등 운행환경에 따라 연비나 출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오일의 품질은 윤활성과 내구성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점도에 엔진오일의 분류방법으로는 SAE(미국자동차공학회) 분류방식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SAE 0W에서 SAE 25W(겨울용), SAE 10에서 SAE 60(여름용)까지로 숫자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클수록 점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SAE 5W 30’ 등과 같이 2등급 이상의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급 엔진오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의 5W는 저온에서의 최저 점도, 30은 고온에서의 점도를 의미하지요. 

엔진오일의 점도는 오일 점도지수가 높을수록 윤활막이 두껍께 형성되기 때문에 엔진마모가 감소해 엔진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오일점도가 낮을수록 오일의 저항이 감소되어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엔진오일 점도는 엔진의 시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저온상태의 오일은 점도가 높기 때문에 피스톤의 운동을 방해함으로써 시동성을 떨어뜨리고, 반대로 고온에서는 점도가 낮아져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의 윤활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엔진오일은 유막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이상의 최저 점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자동차용 엔진오일은 영하 40℃(0W)부터 영하 15℃(25W)까지의 저온은 물론 최고 200℃(SAE 50) 이상의 고온에서도 오일의 점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고온 점도가 너무 높은 경우에는 연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차의 특성이나 운전습관, 주행환경에 따라 적절한 오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엔진오일보다 엔진오일의 점도지수가 낮은 저점도 엔진오일 또는 저마찰 엔진오일을 적용하고 있는 차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점도 오일은 하이브리드 차에 주로 적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가솔린과 디젤차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저마찰 엔진오일은 대부분 SAE 0W-20 또는 0W-16 등급을 갖추고 있는데요, 이처럼 엔진오일의 점도가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연비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비향상을 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0W-20 엔진오일을 사용할 경우 0W-40 엔진오일보다 2.0%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0W-16의 경우 2.5% 연비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엔진은 과거와 달리 연비 및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타이밍체인 텐셔너를 비롯해 유압식 밸브 래시 어저스터(HLA, 유압으로 밸브간극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기구), 가변밸브타이밍(VVT) 등 다양한 유압구동시스템이 적용됨에 따라 엔진오일이 기본적인 윤활기능 외에도 이러한 시스템의 작동유압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과거와 달리 엔진의 재질 및 설계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피스톤와 실린더 벽 사이의 간극이 좁아지는 등 조립 정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윤활간극이 좁아지고 극압성능이 높아져 오일의 이동속도 및 침투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점도 오일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저마찰 엔진오일의 경우 고효율 고성능의 다운사이징 엔진에서 주로 사용되다보니 작동온도가 높아 일반 엔진오일보다 산화가 빨리 진행돼 교환주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엔진오일의 사용 조건에 따라 API 분류방법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API(미국석유협회)가 SAE와 공동으로 발표한 엔진오일의 분류 등급입니다. 

최근에는 API 등급과 함께 ILSAC(국제 윤활유 표준화 & 승인위원회) 등급이 함께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API 분류는 엔진오일 기유 속에 포함된 황 함량과 탄소포화도, 점도지수 등을 종합해 크게 다섯개 그룹으로 나눠 엔진오일의 성능을 기호로 분류 표시하고 있는데, 그룹1과 그룹2는 광유, 그룹3, 4, 5는 합성엔진오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또한 휘발유 엔진오일은 ‘S’(Service Station Classification의 약자), 디젤 엔진오일은 ‘C’(Commercial Classification의 약자)로 표시하며, 각 연대에 제작된 엔진에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의 윤활유 등급을 A, B, C, D…등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신 모델의 엔진일수록 고속·고부하의 운전조건을 가지므로 이전 등급에 비해 더욱 강화된 성능기준에 합격한 엔진오일을 의미하지요. 

API 등급은 가솔린 엔진오일의 경우 현재 1996년부터 사용된 SJ부터 SL, SM, SN, SN plus, SP 등급이 사용되고 있으며, 디젤 엔진오일의 경우에는 CH-4, CI-4, CJ-4, CK-4 등급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1993년 GF-1 등급을 처음 선보인 ILSAC 등급은 현재 GF-6A와 GF-6B 등급(가솔린의 경우)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디젤 엔진의 경우 경유 연료의 불완전연소 인해 발생되는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s)와 질소산화물 등을 줄이기 위해 디젤매연필터(DPF)와 선택적환원촉매(SCR)와 같은 후처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엔진오일에 포함된 각종 첨가제는 산화환원반응으로 제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재(Ash) 또는 황산과 결합한 황산회분(Sulfated Ash)의 형태로 남아 후처리시스템의 촉매필터의 내구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에 따라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는 최근 디젤 엔진의 경우 DPF 등 디젤 후처리시스템을 보호해 주는 전용 엔진오일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젤 후처리시스템 전용 엔진오일(일반적으로 DPF 전용엔진오일이라고 합니다)은 Low-SAPS 오일이라고도 불리는데 SAPS는 황산회분(Sulfated Ash), 인(P), 황(S)의 약자로, 이러한 성분 함량을 낮춤은 물론 DPF 필터의 막힘 현상을 줄여주기 위한 첨가제 등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Low-SAPS 오일은 API 등급의 CJ-4와 CK-4 등급과 함께 DPF 전용 엔진오일은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표준화한 등급(ACEA-C)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ACEA의 엔진오일 등급 규격은 A, B, C, E 등 4가지로 A규격은 가솔린 엔진오일, B규격은 DPF 미장착 디젤연료 엔진오일에 대한 규격이며, DPF가 장착된 전용 엔진오일은 C규격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E규격은 상용 대형차나 중장비 차량용 디젤 엔진오일에 대한 규격을 정하고 있습니다. API 등급 역시 ACEA와 마찬가지로 A등급은 가솔린 B등급은 DPF 미장착 디젤 엔진, C등급은 후처리장착 디젤 엔진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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