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아우성, 국내 시장 급증 주도한 '슈퍼 모델 TOP3+1'

  • 입력 2020.05.07 11: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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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월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53%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달보다 감소 폭이 줄었지만 약 20%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유럽 주요국 가운데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6년 이후 최저 수준인 4321대를 팔았다.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수요가 대부분 이렇게 믿기 힘든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우리는 다르다. 국내 완성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월 9.2% 증가한 데 이어 4월에도 6.5% 늘었다.

해외 판매와 수출 격감으로 고전하고 있고 볼륨이 크지 않은 내수 시장이지만 든든한 안방은 작은 위로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우리에게 쏠린 세계의 관심이 자동차 산업에도 쏠리고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해외 코로나 19 종식 시점에 맞춰 달러 강세 상황 등을 이용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3월에 이어 4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진 것은 믿기 힘든 실적을 거둔 특별한 슈퍼 모델들이 있어 가능했다.

슈퍼 모델 #1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국내 전체 판매는 소폭 감소했지만 그랜저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그랜저의 4월 판매 대수는 1만5000대로 전달 기록한 1만6600대에 이어 2개월 연속 1만5000대를 넘어섰다. 1월부터 4월까지 그랜저의 누적 판매 대수는 4만85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만8463대보다 26.1% 급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실적이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생산과 판매가 점차 정상화에 근접하고 있어 5월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랜저 출고 대기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3월, 4월과 같은 기록적 수치는 더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슈퍼 모델 #2 기아차 K5 그리고

그랜저와 달리 국산 중형 세단을 대표해 왔던 현대차 쏘나타는 기아차 K5 등장 이후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K5는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춘 2월을 제외하고 매월 8000대 안팎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생산 차질의 영향이 적었던 쏘나타는 8월 7253대가 최고 수치였다. 월간 판매량에서 쏘나타가 기아차를 앞섰던 때도 2월 한 달뿐이었다.

K5는 4월에도 7953대를 기록하며 여유 있게 쏘나타(5385대)를 제쳤다. 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K5는 아직도 출고 대기 물량에 여유가 있다. 기다리고 있는 고객이 꽤 있고 따라서 당분간 생산이 가능한 대수의 출고가 이뤄지기 때문에 월 판매량 8000대 안팎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신형 쏘렌토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이다. 쏘렌토의 4월 판매는 9270대로 SUV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고 K5 이상 출고가 밀려있다.

슈퍼 모델 #3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차의 월간 1만대 판매 기록이 4월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절대적 기여를 한 모델이 XM3다. XM3는 4월 6276대를 기록해 르노삼성차 전체 판매량 1만1015대의 60%를 책임졌다. 르노삼성차는 최상위 트림인 TCe 260 RE 시그니처의 비중이 6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어서다.

XM3는 르노삼성차 역사상 최단기간인 49일 만에 누적 출고 대수 1만대 돌파를 기록했다. 이후 계약이 쌓이면서 출고 대기 물량이 넉넉해 상반기 이후에도 현재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XM3의 수출이 시작되면 부산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판매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퍼 모델 #3+1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차종과 차급으로 봤을 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은 소형 SUV다. 차급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위, 아래 10개 이상의 비슷한 체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안착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망이 많았다. 이런 우려와 다르게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4월 판매 대수는 1757대. 기아차 스토닉(359대), 쌍용차 티볼리(1409대) 등 일부 경쟁차는 여유 있게 따 돌렸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은 높다. 그런데도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가 팔아도 손해라는 경차 스파크의 비중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4월 한 달 1만1762대가 수출되면서 회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총평>

자동차 국내 수요는 코노라19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리지 않고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다르게 믿기 힘든 선전을 하고 있다.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이 셧다운 되기도 했지만 발 빠른 대응으로 생산 손실을 최소화했고 무엇보다 비대면 마케팅과 영업으로 시장과 실 수요자의 불안감을 없애 준 '언택트'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 르노삼성차 XM3 쓸만한 신차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그랜저와 팰리세이드, K5 등 앞서 출시된 신차의 미출고 물량이 쌓이면서 안정적이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증가세를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 수요 증가를 끌어내고 있지만 문제는 신차 효과가 사라지고 미출 물량이 해소되는 시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19보다 팔 만큼 팔았을 때 또 다른 수요를 어떻게 끌어낼지의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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