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그동안 사이버트럭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고장력 강판 사용했던 이유

  • 입력 2023.12.07 12:05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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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김아롱 칼럼니스트] 최근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이라는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이버트럭은 독특한 외관 디자인과 함께 총알도 뚫지 못하는 초고경도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외관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적인 강철 소재보다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산업용 기계나 가전제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자동차에는 잘 쓰이지 않는 소재라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은 크롬을 함유하고 있어 물이나 습기, 염분 등이 많은 환경에서도 부식이 발생하지 않고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높은 온도에서도 강도가 일정하고 저온에서는 신축성을 유지하는 등 기계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또 용접이 쉽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밝고 깨끗한 표면과 번쩍번쩍 빛나는 광택으로 특별한 도색을 하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해 각종 기계류의 외판으로도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스틸은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에 잘 쓰이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사용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철(鐵) 소재입니다. 철강 소재는 자동차 중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차체의 대부분은 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철은 지구상에서 많이 존재하고, 가격도 안정적이며, 가공성도 좋고, 극소량의 성분을 추가하며 여러 가지 성질을 가진 재료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엔진 블록에 사용되는 철과 패널에 사용되는 철은 같은 소재이지만 성질이 매우 다른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강도와 경도가 우수하지만 자동차가 요구하는 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설사 그 기준을 만족시키더라도 가격이 철 소재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지요.

또한 자동차 엔진의 경우 고온에서 작동하므로 열전도가 낮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경우 열효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철강소재보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가공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해야 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비용과 성능을 고려할 경우 강철이나 알루미늄합금,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등 다른 소재들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는 다양한 철강 소재가 사용되고 있는데 가공하지 않은 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 등 극소량의 성분을 추가한 것을 흔히 강이라 부르며, 이러한 강을 잡아당겨 늘려서 얇은 판 모양으로 한 것이 강판입니다. 

자동차 차체에 사용되는 강판은 차체의 바깥쪽 외관에는 두께가 약 0.6~0.8mm, 안쪽 패널의 경우 0.8~1.4mm 정도의 냉간압연 강판을 사용합니다. 냉간압연 강판이란 상온에서 압력을 가해 끌어당겨 늘린 얇은 강판으로 표면이 깨끗하고 상당히 얇은 판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것을 800℃ 이상의 고온에서 끌어당겨 늘린 것을 열간압연 강판이라고 합니다.

엔진 블록이나 블레이크 캘리퍼 등에 사용되는 철은 주철이라 불리는 철로, 탄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강판과 같은 탄력성은 없지만 단단하고 튼튼한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스프링 등에 사용되는 철은 사용목적에 따라서 성분이 조정되어 있는 철로, 흔히 특수강이라고 부릅니다.

한편 최근 자동차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및 연비규제에 대한 대응 및 차체강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소재가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동차용 강판으로 주로 연강(Mild Steel)이 사용되어 왔는데, 연강은 저탄소부터 극탄소까지 포함하는 인장강도 340MPa 미만의 철 소재로 연신율에 따른 성형범위가 넓은 것이 장점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연강 대신 고장력 및 초고장력강판 사용비중을 차체의 50~70% 이상 적용한 차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장력 강판(High Strength Steel)이란 동일한 두께에서 보다 더 강도가 높은 강판으로, 인장강도가 40~50kg/㎟ 이상이며, 충돌 안전구조를 사용하는 차체에는 100kg/㎟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Ultra High Strength Steel)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차체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게 된 것은 자동차의 연비규제 및 환경규제의 강화로 차체의 경량화가 요구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전규제가 강화되면서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이 우선시 됨에 따라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차체구조가 필요해졌지요.  

고장력 강판은 인장강도뿐만 아니라 항복점 및 탄성한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로 인해동일한 두께의 일반 강판보다 강도가 크기 때문에 기존 강판보다 얇은 판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얇은 강판으로 부품이 제작된다는 것은 그만큼 가벼우면서도 강한 부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장력 강판은 제조할 때 티타늄(Ti), 니오븀(Nb), 인(P), 망간(Mn) 등과 같은 첨가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강판의 강도와 성질이 달라지는데 첨가원소의 배합에 따라 차체의 뼈대를 구성하는 구조용 차체부터 후드와 팬더, 도어 등에 사용되는 패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장력 강판의 경우 인장강도와 항복비가 높아 프레스 성형성이 떨어지고, 용접강도가 나오지 않는 등의 이유로 구조용 차체에만 적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프런트 팬더나 쿼터패널 등 차체의 바깥 외판에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초창기의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은 사고 시 변형량이 크고(찌그러진 상태), 용접성이 나빴지만 최근에는 수리성에서 일반 강판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입니다.

한편 최근에는 자동차에 이러한 고장력 강판 외에도 알루미늄합금이나 티타늄합금, 탄소강화플라스틱 등과 같은 경량 합금소재를 비롯해 재활용 플라스틱과 재활용 철강소재 등 다양한 친환경 및 경량 소재들이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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