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자극적이고 중독성 또한 높다. 그런데 보통의 자극들은 몇 차례 지속되면 무뎌지고 심드렁한 느낌이 들곤 하는데 이게 요즘 한참 생각나는 용두동 주꾸미의 알싸한 매콤함과도 은근 닮았다. 혀끝이 얼얼하다가도 냉수 한 잔 들이켜면 무의식의 세계로 향하는 젓가락 행진처럼 묘한 중독성이 꾸준하게 혀에서 손끝에서 발현된다.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며 손에 땀을 쥐는 고속주행까지 갈 필요도 없다. 시내에서도 충분히 역동적이고 가슴 뛰는 박진감을 너무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여느 고출력 스포츠카와 비교해 미니 'JCW(John Cooper Works)'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구나 최근 시승한 JCW 클럽맨의 경우 나름 여유로운 2열과 합리적인 트렁크 공간까지 갖추고 있으니 아쉬울게 없다. 용두동 주꾸미의 시뻘건 머리통을 닮은 붉은색 시동 버튼을 스포츠모드로 착각하는 오류만을 조심하자.
2015년 3세대 완전변경을 통해 지금의 내외관 틀을 정립하고 지난 가을 부분변경을 거쳐 상품성을 향상시킨 미니 클럽맨의 최상위 JCW 버전이 국내 시장에 드디어 출시됐다. 그리고 이에 앞서 신차를 조금 먼저 만나 볼 기회가 주어져 서울 도심 위주로 짧은 시승과 함께 미니 JCW 클럽맨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미니 JCW는 모터스포츠의 선구자로 불리는 '존 쿠퍼(John Cooper)'의 튜닝 프로그램이 추가돼 역동적인 주행성능으로 특화된 고성능 브랜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1960년대의 몬테카를로 랠리 연승부터 최근 다카르 랠리에서 거둔 승리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에 걸친 레이싱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들이 라인업을 구성한다.
JCW 클럽맨 역시 지난해 소개된 3세대 부분변경 모델과 또 다른 차이를 내외관에서 먼저 드러내며 고성능 모델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우선 전면부는 벌집 모양 패턴으로 속을 채우고 일반 모델보다 확대된 그릴과 이를 가로지른 붉은색 패턴 등으로 역동성을 나타냈다. 또한 범퍼 하단부도 안개등이 있어야할 자리에 대형 공기흡입구를 배치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또한 어댑티브 풀 LED 헤드라이트를 기본 장착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고 JCW 스트라이프 및 곳곳에 적용된 JCW 로고를 통해 고성능 모델만의 특색을 녹여냈다. 측면부는 더욱 명확하고 간결해진 19인치 JCW 경합금 휠과 붉은색 캘리퍼로 시선을 압도한다.
후면부는 클럽맨 특유의 양문형 냉장고를 연상시키는 '스플릿 도어'로 미니 본연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풀 LED 구성의 유니언잭 후미등, 날렵해진 모습으로 차량의 너비와 존재감을 강조하는 테일 파이프 및 범퍼 등을 통해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이 밖에 실내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와 손에 잡히는 감각이 뛰어난 스티어링 휠, 도어 패널 안쪽 화려한 엠비언트 라이트 등 곳곳에서 스포티함이 느껴진다.
미니 JCW 클럽맨에는 신형 4기통 JC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기존 모델 대비 75마력 상승한 306마력의 최고 출력과 45.9kg.m의 최대 토크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가 적용돼 스포티한 주행감을 선사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미드, 그린 등 3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모드에 따라 확연히 다른 감성을 전달한다. 특히 스포츠 서스펜션 뿐 아니라 스포츠 배기 시스템, 사이드 스커틀, 리어 스포일러 등 JCW 전용 에어로 다이내믹 키트가 장착된 해당 모델은 미니 고유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ALL4까지 더해져 순간 순간 발휘되는 민첩함과 차체 안정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스포츠모드에서 심장을 울리는 엔진과 배기음은 지속적으로 운전자를 자극하는 요소다. 약 4.2미터의 차체와 1640kg의 중량은 300마력이 넘는 강력한 출력을 통해 어느 상황에서도 한계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전달한다.
JCW 전용 컬러인 레벨 그린을 포함해 미드나잇 블랙, 썬더 그레이 등 총 6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미니 JCW 클럽맨의 국내 가격은 5700만원이다.